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5월 수출은 지난 4월에 이어 20%대 감소 폭을 보이면서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하락세를 이어갔다.
긍정적인 신호는 있다. 무역수지가 한 달 만에 흑자를 냈고 주력 품목인 반도체도 플러스로 전환했다. 최대 교역국인 대(對)중국 수출이 살아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원유 등 원자재 수입 줄어든 덕에 ‘무역적자’ 면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5월 수출이 348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3.7% 감소했다고 1일 밝혔다. 같은 기간 일평균 수출은 16억2100만 달러로 18.4% 줄었고, 수입도 21.1% 감소한 344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산업부는 수출 부진의 원인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수요 급감과 지난 4월과 비교해 1.5일 부족했던 조업일수를 꼽았다.
그래도 무역수지가 4억4000만 달러로 한 달 만에 다시 흑자로 돌아선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 4월 무역수지는 99개월 만에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한 지난 4월과 비교해 수출(-17억 달러)보다 수입(-35억 달러) 규모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줄었다. 특히, 원유(-68.4%), 석탄(36.1%), 가스(-9.1%) 등 주요 원자재 수입이 크게 감소했다.
반대로 자본재 수입은 9.1% 늘었다. 자본재 수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이 167.8%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산업부는 “우리 기업들이 정상적으로 생산 활동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해석했다.
최근의 수출 부진은 구조적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주요 수입국들의 경기가 회복되면 수출도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주요 수입국 가운데 중국의 경기 회복이 가장 빨라 이달 우리의 대중국 수출 규모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다”며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다른 국가로의 수출도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정상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달 초 국무총리 주재로 ‘확대무역전략조정회의’를 개최해 수출기업들과 지역 수출 애로를 발굴하고 해소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급변하는 글로벌 교역 환경을 선도하기 위해 신성장 산업인 비대면·홈코노미·K-방역산업 등을 적극 육성하고 신뢰성과 회복 탄력성이 높은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도체·컴퓨터·선박 강세…자동차·석유제품 부진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액은 80억7000만 달러로 7.1% 증가했다. 산업부는 재택근무·온라인 교육 증가로 서버 및 PC 관련 품목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PC 생산업체들이 재가동하면서 주문량을 회복한 점도 긍정적이다.
컴퓨터 수출액은 82.7% 늘어난 12억 달러로 최근 8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언택트 경제 활성화로 데이터센터 및 서버 용량이 늘었고 이로 인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출 강세가 지속되는 중이다.
선박 수출액은 35.9% 늘어난 16억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컨테이너선·탱커 등의 통관 호조로 증가세를 보였다.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수출액은 각각 69.9%, 34.3% 감소한 10억6000만 달러, 23억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단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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