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민주항쟁 33주년인 10일, 1987년 군부 독재에 항거한 시민들의 성난 물결을 기억하고 민주화 실현 과정에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들이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6·10 민주항쟁은 학생들의 거리 시위에서 시작해 ‘넥타이 부대’로 불리는 중·장년들의 참여로 큰 동력을 얻었다. 당시 시위대는 ‘호헌 철폐, 독재 타도’를 부르짖었고, 이는 대통령 직선제를 이끌어 낸 결정적 사건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날 오전 정부는 서울 용산구 옛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 자리에서 공식 기념 행사를 진행했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고(故) 박종철 열사 등 많은 민주화 인사에 대한 탄압이 이뤄진 곳으로 당대 인권유린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곳이다.

남영동 대공분실에는 민주인권기념관이 들어설 예정인데, 이 장소에서 6·10 민주항쟁 공식 행사가 열린 것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전날 마포구 연세대 이한열동산에서는 33주기 이한열 추모식이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현장 행사는 축소 운영됐는데, 대신에 학생 차원의 온라인 전시회가 열려 관심을 끌었다.

서울 행사 이외 광주, 충남 천안 등 전국 각지에서도 기념식과 문화행사, 토론회, 사진전 등이 펼쳐졌다.

구체적으로 이날 오후 6시30분 경남도청 대강당에서는 기념식과 함께 창작극인 ‘6월의 화살’ 공연이 예정됐다. 경기 안산 지역에서는 오후 7시 기념식과 더불어 ‘민주주의 토크쇼’가 열린다.

경남 창원에서 6·10 걷기 대회·창작 가요제 등이 계획됐다. 전남 목포 지역에서는 오는 16일까지 ‘회고 사진전’과 ‘목포 인물사’ 전시가 진행된다.

부산에선 ‘2020민중미술 오디세이’, 세종에선 ‘6·10 민주항쟁 사진전’ 등 문화 행사가 기획됐다. 경기 수원·성남·안양, 강원 원주, 충북 청주, 전남 여수 등에서는 이날 이후 별도의 민주항쟁 기념식을 진행한다.

올해 6·10 민주항쟁 기념 행사와 관련해서는 처음으로 민주화 운동 관련 단체들의 연대가 이뤄졌다고 한다. 26개 관련 단체는 지난 8일 ‘6월 민주항쟁 기념행사위원회’를 구성해 지역 행사 상황을 공유하고 조율하고 있다.

단체들은 연대를 이어가면서 향후 전국 단위 공동행사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올해는 오는 15일까지를 ‘6월 민주항쟁 기념주간’으로 두고 집중적인 행사가 펼쳐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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