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삼재(三災) 아닙니까?”
경기 파주시가 때 아닌 삼재 논란에 휩싸였다. 파주시는 지난해 9월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한데 이어 올 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을 강타해 중심산업인 관광산업이 초토화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관광산업 재개를 앞두고 ‘대북전단’을 빌미로 한 북한의 군사도발 위협까지 나오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질 처지에 놓이면서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은 파주시의 심경도 복잡해지고 있다.
15일 파주시에 따르면 파주시는 지난해 9월16일 파주시 연다산동 농가에서 처음 발생한 뒤  ASF 확산 우려로 중단된 DMZ 관광이 9개월 째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1월 말 국내에 상륙한 코로나19로 사람 간 밀접접촉이 불가능해지면서 단체관광 위주로 형성된 파주관광산업 전반에 장기적인 타격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에 시는 일단 정부 조치로 중단된 DMZ평화관광을 재개한 뒤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관광산업을 다시 활성화시킬 계획이었다.
일단 시는 정부의 판문점 관광 재개시점으로 예상됐던 오는 28일 전후로 DMZ 평화관광이 재개될 것으로 보고 이에 맞춰 임진각 평화곤돌라 개장식 등 각종 관광행사를 통해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지난 4일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한데 이어 전날에는 무력 보복의 의미를 내포한 새로운 담화까지 내놓으면서 접경지가 다시 한반도 최고 긴장지역이 돼버렸다.
한 파주시 공무원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다 잡아가니 코로나19가 터지고, 지역에서 열심히 방역해 코로나19 확진자가 거의 나오지 않게 되니까 이제는 북한이 나서서 방해하는 꼴”이라며 “이쯤 되면 파주시가 흔히 말하는 삼재를 겪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삼재에는 연장이나 무기로 입는 도병재(刀兵災)와 전염병으로 인한 역려재(疫癘災), 굶주리는 기근재(飢饉災)가 있는데 파주시는 공교롭게도 이에 모두 해당하는 상황이다.
파주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수도권 확산으로 방역 강화 조치가 무기한 연장되기는 했지만, ASF 상황은 많이 개선돼 이달 말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북한 상황에 따라 변수가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해부터 행사나 관광이 다 막혀 지역주민들의 고통이 너무나 큰 상태”라며 “이번 상황이 평화적으로 잘 해결돼 남북교류의 선도적 역할을 지향해 온 파주시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주 = 신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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