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작가의 신작 에세이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가 2억원이 넘는 선인세를 받고 일본에 수출하게 됐다.
김 작가의 신작을 펴낸 출판사 다산북스는 15일 “기존의 기록을 무려 열 배 이상 경신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산북스에 따르면 김 작가의 신작의 일본 수출 선인세는 2000만엔이다. 이날 기준 약 2억2530만원 수준이다. 일본 주요 출판사 20곳 이상이 오퍼를 신청할 정도로 판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이전, 기존 한국 출판 사상 최고가로 일본에 수출된 책은 하완 작가의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였다. 선인세가 200만엔(이날 기준 2254만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선인세 고공 상승 현상은 한국 에세이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이 이미 검증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출판시장에서의 선전은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으로 시작해 에세이 분야로 옮겨갔다. 김수현 작가의 전작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일본 에세이 분야 1위를 차지하며 20만부 이상 판매된 바 있고 백세희 작가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와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등도 일본에서 좋은 판매 성적으로 올렸다.
이미 일본에는 김수현 작가의 팬덤도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작가의 신간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가 한국에 출간되자마자 일본 독자들은 김 작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일본에서는 책이 언제 나오는 건가’, ‘새 책을 기다리고 있었다’ 등의 문의와 응원 글을 올리기도 했다.
혐한 도서가 인기를 끌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한국 에세이가 일본 출판시장 메이저 분야로 자리 잡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때까지 고액의 선인세를 내면서 일본 출판물을 일방적으로 수입만 해왔던 한국이었던 터라, 이번 소식에 출판업계 전체가 반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에만 해당하는 단편적 현상이 아니라 일본 출판시장 전체가 열린 것으로 해석한다.
실제 일본 독자들 사이에선 ‘타인의 시선에 이리저리 휘둘려 너무 힘들었는데, 책을 읽고 큰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는 반응이 많다. 개성은 뚜렷하면서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보편적인 한국 에세이가 일본 독자들에게 소위 제대로 먹힌 것이다. 원고 퀄리티는 물론 책 만듦새까지 일본 출판을 다 따라 잡았다는 게 최근 출판계의 인식이기도 하다.
다산북스 한승빈 저작권팀장은 “일본 유명 소설가의 저작권이 수억원에 한국에 팔리며 미디어에서 화제를 모으던 것에만 익숙해진 우리에게 K-출판의 시대가 올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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