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올해 1분기 매출액 증가율이 1.9% 쪼그라들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직격탄을 맞은 음식·숙박업 매출액이 14.6% 뒷걸음질쳤다. 빚으로 버티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기업의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높아졌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20년 1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1~3월 국내 외감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1.9% 감소해 전분기(-0.5%)보다 하락폭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부터 5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이번 조사는 2018년말 기준 외부감사를 받는 기업 1만9884곳 중 상장기업 1799곳과 표본추출한 1965곳을 대상으로 이뤄진 것이다.

업종별로 비제조업의 매출액증가율이 지난해 4분기 2.2%에서 올해 1분기 -1.9%로 감소 전환했다. 코로나 확산으로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서비스업 매출액이 2.7% 후퇴한 탓이다. 그중 음식·숙박업 매출액이 14.6% 급감해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5년 이후 역대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예술, 스포츠, 여가·서비스업(-11.8%), 도매 및 소매업(-2.73%) 매출도 줄줄이 직격탄을 맞았다.

제조업의 매출액은 1.9% 감소하긴 했지만, 전분기(-2.4%)보다 감소폭이 축소됐다. 반도체 수출 선방으로 기계·전기전자 매출액증가율이 1.8%로 전분기(-2.9%) 마이너스에서 증가 전환한 영향이 컸다. 다만 석유화학(-5.2%), 섬유의복(-8.3%), 금속제품(-5.0%) 등의 매출액증가율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기업들의 빚 부담은 커졌다. 자기자본대비 부채를 나타내는 부채비율은 88%로 전분기(84.3%)보다 상승했다. 한은은 “석유화학 업체와 운수업체의 영업손실 발생 등으로 부채비율이 크게 상승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제조업(68.9%), 비제조업(120.85), 대기업(83.6%), 중소기업(109.6%) 모두 전분기대비 올라갔다. 차입금 의존도도 같은기간 25.1%에서 25.3%로 0.2%포인트 확대됐다.

수익성도 둔화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액을 보여주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은 4.1%로 지난해 1분기(5.3%)대비 1.2%포인트 낮아졌다. 업종별로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이 전년동기(5.7%)보다 2.2%포인트 하락한 3.5%에 그쳤다. LNG 등 연료비 하락으로 전기·가스업의 영업이익률이 같은기간 -1.0%에서 5.3%로 상승 전환했으나,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기계·전기전자 이익률이 7.5%에서 5.7%로 둔화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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