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00선으로 회복한 뒤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초저금리로 막대한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면서 ‘빚투’(빚을 내 투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전 거래일보다 1970억원 증가한 12조598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이다.

코스피 시장에서 5조6291억원, 코스닥시장에서 6조4307억 원으로 집계됐다. 52거래일 연속 증가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폭락장에서 지난 3월10일 10조원대까지 올랐다가 같은 달 25일 6조4075억원까지 내려갔다. 이후 석 달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개인투자자들은 빚을 내 코스피 종목 중에서 언택트(비대면), 코스닥에선 바이오주를 주로 매집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수혜를 입은 업종이다.

종합 금융정보단말 체크에 따르면 3월25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셀트리온(1157억원)이었다. 이어 부광약품(896억원), SK(853억원), 카카오(698억원 ), 네이버(489억원), 삼성SDI(44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코스닥시장에선 바이오 종목에선 셀트리온헬스케어(1761억원), 씨젠(787억원), 셀트리온제약(623억원), 톱텍(439억원), 차바이오텍(322억원) 등의 순으로 바이오 종목에 신용거래융자가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주가 상승기에는 레버리지를 일으켜 큰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 때문에 신용거래융자금이 늘어난다. 레버지리를 일으켜 돈을 더 벌려고하는 빚투는 전형적인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방식의 투자방법으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향후 주가 움직임에 대한 기대와 추가적 상승 가능성이 상당히 점쳐지고 있어 이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많은 것 같다”면서 “증시가 일시적 변동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상승한다고 보는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에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상승장에서는 수익률이 두 배일 수 있지만 손실이 나면 두 배로 나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성이 높은 투자 방식”이라며 “투자자들도 위험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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