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콜센터 코로나19 감염자가 또 다시 발생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고객센터(서울센터)에서 23일 오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현재 해당 센터(130여명 근무)는 폐쇄되었으며 상담사 전원은 인근의 선별진료소로 이동하여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는 전국 7개 지역에 1,600여명의 상담사가 근무하고 있으며, 국민건강보험제도 전반에 관한 안내를 담당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1339 상담 업무까지 병행하고 있다. 해당 확진자의 경우 지난주부터 증상이 있어서 이틀간 연차를 쓰다가 19일(금)과 22일(월)에 출근을 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미리 계획하지 않은 연차인 이른바 ‘사고연차’를 계속 쓰는 것에 부담을 느껴 증상이 계속됨에도 불구하고 출근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콜센터에서 미리 제출하지 않은 ‘사고연차’는 본인의 평가 및 인센티브에 영향을 줄뿐만 아니라 팀평가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1339 상담을 하면서 몸이 안 좋으면 집에서 쉴 것을 안내하는 상담사가 정작 본인이 아플 때는 눈치가 보여서 상담전화를 받으러 나가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지부장 김숙영)는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구로콜센터) 집단감염 사태 이후 감염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고객센터 운영업체에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그러나 원청인 공단은 위탁업체가 해결할 일이라며 나몰라라 하고, 위탁업체는 원청인 공단의 승인 없이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서로 책임을 떠넘길 뿐이었다. 지부는 실현가능한 대책 수립을 위해 지부와 공단 및 업체가 함께 만나 함께 지혜를 모을 것을 수차례 요청하였으나 이를 매번 무시하고 일방적인 보여주기식 대책만을 남발하였다.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는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등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다. 이를 위해 지부는 공단 및 운영업체가 확진자와 접촉한 상담사들을 위한 독립된 격리공간을 제공한 것을 요구한다.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쿠팡물류센터의 예에서 보듯이 가족 간 감염을 막는 것이 일차적으로 가장 우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가 제2의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와 같은 집단감염으로 귀결되지 않기 위해 지금이라도 공단, 운영업체가 지부와 함께 대책을 논의할 것을 요구한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가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되는 최악의 상황만은 막아야 한다.

정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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