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남 삐라(전단) 살포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거듭 밝힘에 따라 언제 실행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우리 인민은 죄악의 무리들을 단죄하는 대남 삐라 살포 투쟁을 선언하고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신문은 대남 전단 1200만장을 인쇄해 3000여개의 풍선과 여러 수단을 준비해 남측의 ‘깊은 종심’까지 살포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날도 “이제는 휴지장이 돼버린 합의를 가지고 우리를 걸고들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대남 전단 살포 강행 방침을 재확인했다.
북한의 대남 전단 살포가 기정사실화됨에 따라 정부 당국에서도 그 시점을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6·25전쟁 70주년을 맞는 오는 25일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변수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기상 조건이다. 풍선 등을 타고 날아가는 전단이 의도한 방향대로 도착하기 위해서는 풍향과 풍속 등이 맞아야 한다. 
송철만 북한 기상수문국 부국장은 지난 21일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에 전국 각지의 청년들로부터 전단 살포에 유리한 바람 방향과 적절한 장소에 대한 문의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남 접경지대의 지형과 지물을 다시금 전반적으로 요해(점검)하는 한편, 바람 방향을 세분화해 실시간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저기압 때는 풍향이 급변한다”며 “25일은 저기압이 우리나라 쪽으로 오면서 풍향이 남동에서 북서로 급변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25일 늦은 오후나 밤부터 서울과 황해도 상공 3㎞에 북서풍이 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바람이 불어 북한이 남쪽으로 전단을 날려보내기 좋은 조건이다. 
이 관계자는 “26일 낮까지 북서풍이 불고 그 이후에는 남풍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며 “여름에는 주로 남풍이 불지만 기압 배치가 달라지면 바람의 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풍 계열의 바람이 불어도 안심할 수는 없다. 대남 전단 살포에는 악조건이지만 대북 전단 살포에 유리한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탈북민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가 지난 10년 간 여름철(4~6월, 8~10월)에 집중적으로 살포됐던 것도 바람의 영향 탓이다.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22일 밤 11~12시께 경기도 파주시 일대에서 대북 전단 50만장을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앞서 ‘바람 방향이 맞는 날’에 전단을 살포하겠다고 예고했는데 기상청에 따르면 22일 밤 수도권 상공 3㎞ 지점에서는 남풍이 불었다. 
경찰이 사실관계를 조사 중인 가운데 이 단체가 전단을 실어 날린 것으로 추정되는 비닐 풍선 일부가 강원도 홍천에서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기상 변수는 강수다. 전단을 실은 비닐 풍선은 비를 맞으면 멀리 날아가기 어렵다.
우리나라는 24일부터 올해 첫 장마가 시작될 예정이다. 특히 24일 새벽부터 25일 오전까지 30~80mm의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장맛비는 26일 오후부터 27일까지 소강 상태를 보였다가 28일부터 다시 내릴 것으로 관측됐다.
박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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