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 163.1%
코로나19로 기업 자금사정 더 악화 가능성

우리나라의 가계부채와 기업부채를 합한 민간신용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200%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느새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사상 처음으로 GDP의 200%를 넘어선 것이다.

2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의결한 ‘2020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말 기준 명목 GDP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201.1%로 전년동기대비 12.3%포인트 상승했다. 빚 증가세는 7.6%로 지난해 1분기(6.0%)보다 가팔라진 반면 GDP 성장세가 2.7%에서 1.0%로 둔화한 탓이다.

부문별로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96.8%로 지난해 말(95.2%)대비 1.6%포인트 높아졌다. 마찬가지로 사상 최고치다. GDP 대비 기업신용 비율도 101.8%에서 104.3%로 2.5%포인트 올랐다.

가계빚은 1분기말 1611조3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6%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이 5.7% 늘어난 858조2000억원으로 가계빚 대부분을 떠받쳤다.

소득이 더디게 늘어난 탓에 탓에 올해 1분기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63.1%로 1년 전보다 4.5%포인트 올라갔다. 1년간 번 돈을 빚 갚는 데에 다 써도 모자란다는 얘기다.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47.7%로 전년동기대비 0.5%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기업빚이 역대급 증가세를 보였다. 1분기말 기업대출은 1229조2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6%나 늘었다. 회사채와 CP 순발행 등으로 증가세가 커졌다. 기업의 부채비율은 78.5%로 지난해말보다 올라 2016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상승 전환했다. 이자보상배율은 2018년 8.8%에서 지난해 4.3%로 대폭 하락했다.

한은은 “최근 기업실적 둔화로 재무건전성이 저하되고 있는 가운데 올들어서도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영활동이 위축되고 있어 자금사정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최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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