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에도 부동산 전문가 2명 중 1명은 하반기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24일 부동산114가 관련 전문가 102명과 소비자 566명을 대상으로 ‘2020년 하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을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9%가 매매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의 49.82%(282명), 전문가의 49.02%(50명)가 하반기 집값 상승을 점쳤다.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비율은 소비자 집단이 20.32%(115명), 전문가 집단이 14.71%(15명)에 불과했다. ‘보합’ 전망은 각각 29.86%(169명), 36.27%(37명)로 나타났다.

매매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응답한 소비자와 전문가들은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상승(43.07%)’이라며 상승 요인을 꼽았다. 올해 상반기 서울과 서울 접근성이 좋은 경기, 인천 지역들이 가격 상승을 이끌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음으로는 ‘덜 오른 지역에 대한 풍선효과 유입(27.11%)’ 응답이 높았다. 정부의 대출규제로 인해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들에 매수세가 꾸준했다. 이어 ‘서울 도심의 공급부족 심화(10.84%)’, ‘아파트 분양시장 활성화(9.04%)’ 등도 주택가격 상승 요인으로 선택됐다.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의 57.69%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침체 가능성’을 꼽았다. 상반기에 시작된 코로나19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됐고, 부동산 같은 실물경기 침체로 연결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그 다음 하락 요인으로는 ‘대출 규제로 매수세 약화(13.08%)’, ‘가격 부담에 따른 거래량 부족(10.77%)’, ‘세금 부담으로 인한 매도물량 증가(9.23%)’ 순으로 답했다.

한편 소비자 63.96%, 전문가 76.47%가 하반기 전세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세가격이 오른다고 답한 440명 중 45.68%는 매수심리 위축으로 전세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상승하는 가운데,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선정 등으로 대출규제가 크게 강화되면서 실수요자도 적극적으로 내 집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모양새다.

또 ‘서울 등 일부 인기지역의 입주물량 부족(20.45%)’ 응답도 높게 나타났다. 상반기 보다 하반기 입주물량이 줄어들 예정인 가운데, 2021년 입주물량은 더 감소할 전망이다.

전세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응답은 10명 중 1명(소비자 9.54%, 전문가 4.90%) 수준에 불과했다.

이들은 ‘과거 갭투자 영향으로 전세 매물 증가(40.68%)’를 주된 이유로 선택했다. 전세를 레버리지로 활용하는 주택 매매가 전국적으로 크게 늘어나면서 자금 여력에 한계가 있는 임대인들이 월세보다는 전세 형태의 매물을 계속 쏟아낼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와 전문가 모두 상승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라며 “12·16대책과 6·17대책 영향으로 고가주택이 밀집된 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의 상승폭은 과거보다 둔화될 전망이지만 규제가 덜한 조정대상지역과 비규제지역 중심의 풍선효과는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수석연구원은 “사상 최저 금리에 따른 시중 유동성이 부동산시장에 유입되면서 수도권 내 중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한 ‘지역 간 키 맞추기’ 현상은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1~15일 온라인을 통해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74%다. 표본수는 전국 668명(서울 42.8%, 경기 30.5%, 인천 4.8%, 지방 21.9%)이었으며, 연령비율은 20대 3.0%, 30대 21.7%, 40대 37.3%, 50대 이상 38.0%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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