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금융투자소득세 과세 도입에 따라 고액 투자자들의 트렌드도 바뀔 전망이다.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핵심 중 하나가 절세이기 때문이다.

그간 비과세여서 인기를 끌었던 주식보다 부동산 등으로 다시 자금이 흐를 가능성이 높고, 차라리 해외주식이나 실물 금을 사들이는 경우도 발생할 것으로 보여진다. 여기에 복잡함 셈법을 통해 투자의 방식을 다양하게 하는 것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기획재정부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022년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된다. 증권거래세 세율은 2022년부터 2년에 걸채 0.1%포인트(p) 낮춰 0.15%로 낮아지는 한편 주식 등 금융투자소득의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 부과 대상을 소액주주로까지 전면 확대하는 방안을 2023년부터 시행한다. 양도소득세는 2000만원까지 기본공제하고 나머지 이익에 대해서만 3억원 이하는 20%, 3억원 초과는 25%의 세율을 적용한다.

이는 곧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트렌드 변화를 예고한다. 주식의 양도소득세가 2000만원까지 밖에 되지 않아 세금 부과 대상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간 고액 자산가들은 투자시 중요 포인트로 절세를 꼽았다. 안정적이면서 적당한 수익이 나오는 상품보단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해당되지 않는 분리과세 상품이나 비과세인 주식 등을 선호했다.

이에 대해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액자산가의 경우, 수익보다 세금이 더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한다”며 “이로 인해 분리과세 상품으로 나왔던 브라질채권펀드나 즉시연금 등이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PB들은 재테크 전략을 다양하게 가져가는 변화를 예상했다. 비과세 혜택이었던 상품의 폭이 줄어 실물 금이나 달러 등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달러의 경우, 환차익이 가능하며 외화예금에 넣어둘 경우, 예금 이자도 챙길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금은 올해에만 10% 넘게 급등한 상황이며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해외주식 대비 국내주식의 강점이었던 비과세도 없어져 달러 강세 효과까지 얻을 수 있는 미국주식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A 증권사 PB팀장은 “비과세 대상으로 자금이 흐를 수 밖에 없다”면서 “시황이나 전망 등이 긍정적이라면 금과 달러로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으론 금융투자소득세가 일원화 된다는 점에서 고액 자산가에게 부정적이지만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간 금융상품에 대한 소득이 2000만원 이상일 경우, 종합소득으로 적용됐고 최대 42%의 세금 부과가 있었다.

하지만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후 적용 세율은 20% 또는 25%로 과세된다. 예를 들어 금융투자소득세는 3억원 이상에게 25%의 세율을 부과하나 금융소득종합과세의 경우, 3억원 이상은 44%를 부과한다.

B 증권사 관계자는 “그간 고액자산가 입장에서 금융종합소득세 대상이 되는 것은 너무 쉬웠다”며 “7% 금리의 해외지수 연계형 주가연계증권(ELS)에 2~3억만 투자해도 2000만원은 그냥 넘어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투자소득세를 따로 떼서 한다는 부분에서 이를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고액소득자들과 세무사들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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