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왕성교회 등 수도권 내 종교시설과 관련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확진자가 연일 발생하고 있다. 유증상자가 예배에 참석하거나 마스크를 쓰지 않는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29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교인-가족-직장동료 3차 전파까지 발생
수도권 종교시설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은 교인 외 직장동료까지 이어지며 3차 전파가 발생했다.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 관련 확진자가 1명 추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왕성교회와 관련된 누적 확진자는 총 28명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24명, 경기 4명이다.
이 교회의 교인은 1963명으로 파악됐다. 1600여명은 검사 결과 음성이었고 나머지는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왕성교회에서는 교인과 교인의 가족, 직장 동료까지 ‘3차’ 전파가 발생한 상황이다. 
경기 안양시 만안구 주영광교회에서도 확진자가 4명 더 추가됐다. 현재까지 주영광교회 관련 확진자는 22명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1명, 경기도 21명이다. 
주영광교회에서 발생한 4명의 신규 확진자는 이 교회 교인 2명, 직장동료 2명이다. 방역당국은 추가 확진자의 직장인 이마트24 경기 이천시 양지 SLC물류센터에 대해 추가 접촉자 및 감염경로를 조사 중이다.
경기 수원시 중앙침례교회에서는 이날 4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아 현재까지 총 7명이 감염됐다. 이 교회 교인은 9000여명이다. 예배에 참석한 720명에 대해 증상 유무를 감시 중이다. 
정 본부장은 “중앙침례교회는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을 잘 준수한 걸로 판단하고 있다”며 “지표환자의 가족 외 확진 발생은 지인 간 개별적인 만남을 통해 전염됐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왕성교회의 지표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왕성교회와 주영광교회, 중앙침례교회 등 3개 종교시설에서 확진자는 총 57명이 발생했다. 
정 본부장은 “최근 확진자가 발생한 종교시설 관련 역학조사 결과 마스크를 미착용 하거나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등 미흡하게 착용해 생활방역수칙이 준수되지 않았다”며 “찬송, 식사, 소모임 등 침방울이 많이 전파될 수 있는 활동이 많았고 증상이 있는데도 예배에 참석해 추가 감염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사찰도 집단감염, 차담회 등 스님과 접촉
광주·전남에서는 일가족 확진사례에 대해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광주광역시 동구 광륵사와의 관련성이 확인됐다. 
이날 광주에서는 36번째 확진자의 접촉자 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광주 36번째 확진자는 광륵사 스님으로 광주 34번째 확진자의 접촉자인데 현재 광주 34번째 확진자의 감염경로는 조사 중이다. 
전북에서 발생한 확진자 1명도 광주 36번째 확진자의 접촉자다.  
광륵사 관련 확진자는 총 12명이며 사찰 방문자가 8명, 확진자의 접촉자가 4명이다. 지역별로는 광주 7명, 전남 3명, 전북 1명, 경기 1명 등이다. 
현재 접촉자 76명에 대한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 곳에서는 확진된 스님과의 차담회 등 접촉을 통해 감염이 전파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본부장은 “스님과 접촉했던 행사가 있었고 차담회나 이런 것을 통해 가까운 거리에서 대화를 나누거나 한 사람들이 양성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종교시설의 경우 밀집해 대화나 찬송, 식사를 함께 하는 등 침방울로 인한 전파 우려가 높다”며 “침방울로 인한 전파가 우려되는 종교활동, 소모임, 수련회 등은 취소하거나 되도록 비대면으로 전환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방문판매 업체 관련 집단감염 여전, 수도권 위험도↑
서울에서는 관악구 소재 미등록 방문판매 업체 리치웨이와 관련해 격리 중이던 접촉자 3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210명으로 증가했다. 
리치웨이 방문자가 42명, 확진자의 접촉자가 168명이다. 지역은 서울 122명, 경기 57명, 인천 24명, 강원 4명, 충남 3명 등이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어린이집 관련 집단감염에서도 1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누적 확진자는 14명이며 지역별로는 서울 9명, 경기 4명, 울산 1명 등이다. 
수도권에서는 이날 하루에만 서울 7명, 경기 16명, 인천 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누적 확진자는 서울 1305명, 경기 1200명, 인천 338명이다. 수도권의 누적 확진자는 총 2843명이며 이는 국내 누적 확진환자 1만2757명 중 22.3%다. 
수도권에서는 종교시설과 방문판매 업체 중심 집단감염이 지속되고 있다. 일주일 전인 지난 22일 수도권 신규 확진환자는 12명이었는데 이날 2배 증가했다. 
정 본부장은 “전국 어디서나 위험행동이 계속된다고 하면 집단감염과 확산의 위험은 어디든지 존재한다”며 “코로나19 유행기라는 어려움 속에서 자신과 가족, 이웃, 우리 공동체가 모두 안전할 수 있도록 밀폐·밀집·밀접한 대면모임은 피하고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와 같은 원칙을 생활화해 줄 것을 거듭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박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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