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환매조건부 외화채권(외화 RP) 매매를 추진한다. 한은이 직접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은행, 보험, 증권사 등이 보유한 미국채 등 외화채권을 경쟁입찰방식 환매조건부로 매입해 미 달러화를 공급하는 식이다.
한은은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장기화에 따른 외환·금융시장 변동성에 대응해 이러한 외화 유동성 공급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은이 RP 방식으로 외화 유동성을 공급하는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은 시중에 단기자금이 부족하면 RP를 매입해 유동성을 푼다. 지금까지는 원화 유동성 공급에만 했지만, 외화 유동성 공급에도 이 방안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매입대상 증권은 유동성과 안전성이 높은 미국채로 한정됐다. 필요시 미 정부기관채 등 다른 채권으로 대상을 넓힐지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공급규모는 스와프시장 수급 상황과 외화RP 대상증권 보유 현황 등에 따라 한은이 결정한다. RP기간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의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한 외화대출 기간과 동일하게 88일 이내로 정해졌다.
이번 방안은 외환보유액의 감소없이 외화자금 공급이 가능해 대외 건전성 악화 우려를 덜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외화자금 공급과 동시에 외화채권을 매입하기 때문에 외환보유액 규모에 변동이 없고 매입 채권은 언제든지 처분이 가능해 외환보유액 가용성도 제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은은 오는 9월 말 이전에 시스템 구축 등 후속 조치를 완료하고 제도 시행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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