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우리 수출이 지난 3월부터 4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그나마 감소율이 3개월 만에 10%대로 줄었고, 2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크게 부진했던 자동차 수출 감소폭이 다소 둔화되고, 대(對) 중국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하는 등 회복 조짐을 보였지만 대부분 품목에서 여전히 부진을 떨치진 못했다.
    
◇감소세 여전하지만…과거 위기보다 수출 회복세 빨라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6월 수출이 392억1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0.9% 감소했다고 1일 밝혔다.
코로나19가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지난 4월과 5월 수출이 각각 25.5%, 23.6% 감소율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소폭 반등했다.
수출 실적 개선에는 지난해보다 이틀 많았던 조업일수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조업일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은 16억6900만 달러로 18.5% 줄었다. 그래도 앞선 4~5월보다는 개선된 수치다.
산업부는 수출 물량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지난 4월과 5월 수출 물량이 각각 -11.3%, -20.6%의 감소세를 보인 반면 지난달에는 -1.9%까지 회복했다.
수입은 11.4% 줄어든 355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36억7000만 달러로 지난 5월에 이어 흑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흑자 규모는 4억5000만 달러 늘었다. 앞서 4월 무역수지는 99개월 만에 적자를 낸 바 있다.
과거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빠른 수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5년 저유가 시기, 2018년 미·중 무역분쟁 당시에는 셋째 달까지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했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에는 셋째 달에 반등세를 보였다는 이유에서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지난 1~4월 누적 기준 우리나라의 수출 순위는 전년 대비 한 단계 상승한 6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있고 경기 회복 시점도 불확실한 만큼 앞으로도 코로나19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우리 기업들의 수출 활력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하반기 주요국들의 경제 재개, 대규모 투자 등이 예상됨에 따라 이를 우리 수출 반등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금융·물류·인력·마케팅 등에 대해 총력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車 수출 감소 둔화…對중국 수출 증가세 전환
지난달 주요 품목은 대부분 마이너스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크게 부진했던 품목들의 수출 감소폭이 다소 둔화된 점은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자동차 수출은 지난 5월 -54.2%에서 지난달 -33.2%로 감소폭을 줄였다. 이외에 차부품(-66.8%→-45.0%), 섬유(-43.6%→-22.3%), 석유화학(-33.9%→-11.8%) 등이다.
반도체 수출액은 83억 달러로 보합세를 보였다. 산업부는 데이터센터 운용 업체들의 설비 투자와 수요 강세가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D램 재고 소진이 지연되고 있고 스마트폰 업황이 부진한 점도 부정적인 요소로 꼽았다.
석유제품 수출액은 48.2% 줄어든 15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석유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 지속으로 인한 단가 하락이 더 큰 악재로 작용했다.
선박 수출액은 27.9% 감소한 13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최근 수출 선박은 전반적으로 선가가 낮은 시기에 계약된 물량이며 코로나19로 인한 선주사의 선박 인도 연기 요청도 악영향을 미쳤다.
일반기계 수출액은 38억8000만 달러로 6.9% 줄었다. 디스플레이 수출액은 15.9% 감소한 13억 달러이다.
철강 수출액은 20.4% 줄어든 20억5000만 달러다. 무선통신 수출액은 10억2000만 달러로 11.6% 줄었다. 가전 수출액은 각각 5.1% 쪼그라든 5억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반대로 컴퓨터 수출액은 91.5% 증가한 12억3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비대면 경제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와 서버 용량이 증가하면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출이 강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온라인 교육 확대에 따르면 노트북 수출도 호조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대(對)중국 수출액이 9.5% 증가한 114억2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플러스로 돌아섰다.
반면 미국(-8.3%, 57억3000만 달러), 아세안(-10.8%, 64억4000만 달러), 유럽연합(-17.0%, 35억8000만 달러) 등 다른 주요 지역은 여전히 부진하다.
이외에 중동(-22.0%, 10억8000만 달러), 일본(-17.8% 18억5000만 달러), 인도(-54.1%, 5억8000만 달러), CIS(-2.5%, 10억8000만 달러), 중남미(-49.0%, 12억3000만 달러) 지역으로의 수출도 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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