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을 넘길 때마다 펼쳐지는 곳들은 무심한 듯 정제되어 있고, 여유와 낭만이 있다. 시간이 멈춘 듯 고전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코로나로 집콕 시대. 이제 우리 자신이 디자이너가 될 차례다.
삶을 좀 더 아름답게 바꾸고 싶다면, 나 자신을 돌보는 공간을 꿈꾼다면,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는 공간을 디자인하고 싶다면 이 책이 도움을 줄듯하다.
‘더 터치:머물고 싶은 디자인’. 책은 세계의 가장 아름다운 곳을 다각적으로 탐구한 안내서이자 라이프스타일 북이며 여행기다.
세계의 공간을 이끌어온 사람들, 그리고 이끌고 있는 사람들, 르코르뷔지에와 유하니 팔라스마, 바실리 칸딘스키, 리나 보 바르디, 오스카르 니에메예르, 이사무 노구치 등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공간이 아늑하게 소개됐다.
빛, 자연, 물질성, 색, 공동체라는 5가지 요소로 공간의 미학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텍스트부터 창의적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300여 장의 이미지로, 서울부터 코펜하겐까지 그 안에 머물고 싶은 건축물 25곳의 정수를 담았다.
“건축이란 건물을 짓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때론 무언가를 없애는 것도 건축이 될 수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데 코티스 레지던스도 그런 프로젝트다. 이 공간은 18세기 공간이 지닌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에 대한 오마주이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낡아 가는 것에 매료된 건축가의 정서가 잘 반영되어 있다.(110쪽, 이탈리아 밀라노, 데 코티스 레지던스)”
그곳에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 언제든 찾아가 쉬고 싶은 장소, 그런 영혼의 공간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왜 그곳에 가면 바쁜 마음은 휴식과 느긋함을 얻게 될까?
단순히 보기에 매력적이거나 자극적인 이미지는 영혼을 울리지 못한다. ‘킨포크’와 ‘놈 아키텍츠’가 협업하여 탄생한 이 책은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인가’에 답한다. 박여진 옮김, 288쪽,윌북, 2만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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