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신화와 어닝 쇼크 패턴을 반복하는 한국 해외 건설은 시스템 자체 문제다.
한국 해외건설은 40년 동안 세 차례 극심한 부침을 겪어왔다. 80년대 초반 중동 건설 붐, 90년대 중반의 동남아시아 건설 붐, 2010년대 초반의 플랜트 건설 붐은 경영 부실로 인한 어닝 쇼크, 부실기업 정리 수순을 밟았다.
국가경제에 중요한 대기업과 정부 정책이 과거로부터 전혀 배우지 못했으며, 앞으로도 그런 문제가 반복될 것임을 높은 확률로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건설사들은 국내 건설 경기가 좋으면 상대적으로 해외건설을 등한시한다. 그러다가 국내 건설경기가 나빠지면 기업과 정부 할 것 없이 해외건설 수주에 열을 올린다. 해외건설을 국내건설의 대체재로 보는 관점은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같은 시점에 같은 지역에서 같은 공종으로 경쟁하는 기업이 많다는 점이 한국 해외건설의 특징이다.
한국 해외건설산업의 고질적 문제를 진단한 분석서이자 혁신의 방향성을 제시한 전략서인 이 책은 신화가 쇼크로 끝나게 된 과정을 솔직하고 면밀하게 되짚는다. 저자는 사업전략, 인력운용, 인센티브 등 기업 내 문제점을 진단하고 정부의 정책 실효성, 관련법과 제도에 대해서도 다각적으로 분석한다.
진정한 글로벌 스탠더드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한 5대 혁신 과제는 이 책의 백미다.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 경제가 잠시 멈춤 상태에 들어선 지금, 한국 해외건설의 시스템 리셋을 위한 최적기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을 역임한 이상호씨다. 현재 건설산업 혁신을 위한 오피니언 리더 모임인 건설산업비전포럼의 공동대표와 KOTRA 해외수주협의회 회장도 맡고 있다. 328쪽, 라의눈,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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