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열흘간 반도체와 승용차 수출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모두 7% 넘게 늘었고 전체 수출액 감소폭도 많이 줄었다. 전문가들은 저점을 통과한 것은 맞지만 플러스 전환 시기를 예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반응이다.

11일 관세청 자료를 보면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승용차 수출은 전년 대비 7.3% 증가했다. 반도체와 선박 수출도 각각 7.7%, 307.0% 늘었다.

이 3가지 품목은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약 28%를 차지하는 주력 수출품으로 그만큼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특히, 이번 실적의 경우 조업일수로 인한 반사 효과가 없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지난해와 이달 초 조업일수는 8.5일로 같았다.

지역별로는 중국(9.4%), 미국(7.3%), 베트남(4.1%) 등에서 강세를 보였다. 중국은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이고 미국은 그다음으로 수출량이 많은 나라다.

최근 들어 대(對)중국 수출이 6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선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달 대중국 수출액은 전년 대비 9.5% 증가한 114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이달 1~10일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1.7% 감소한 133억 달러를 기록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15억6000만 달러이다.

주요 품목에서는 석유제품(-42.2%), 무선통신기기(-9.7%), 자동차부품(-34.0%) 등이 부진했다. 일본(-20.8%), 홍콩(-6.9%), 중동(-32.0%) 지역으로의 수출도 감소했다.

이런 흐름이 이달 말까지 이어지면 우리나라는 5개월 연속 마이너스 수출을 기록하게 된다.

지난달 수출은 392억1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0.9% 감소했다.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지난 4월(-25.5%)과 5월(-23.6%) 수출과 비교하면 소폭 반등한 수준이다. 이보다 앞선 3월에는 1.6% 줄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수출 내리막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6월은 상반기를 결산하는 달이기 때문에 ‘밀어내기’ 수출 물량이 있고, 이러면 7월 초 수출액이 적을 수밖에 없어서 20일까지의 실적도 봐야 한다”며 “전체적으로 보면 감소폭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지만 올해 안으로 플러스로 돌아서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 국내총생산(GDP) 감소폭이 워낙 컸기 때문에 올해 안으로 제자리를 찾기는 힘들 것”이라며 “이는 중국 쪽 수출도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뜻”이라고 붙였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수출이 개선되는 흐름은 맞고 2분기를 저점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없을 것 같다”며 “다만 하반기 큰 폭의 개선이나 이달 플러스 전환 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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