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가계와 기업이 은행 대출을 받기가 한층 어려워질 전망이다. 은행들이 가계와 기업의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대출심사를 더 까다롭게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어서다.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 여파로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문턱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중소기업 대출 문도 좁아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 3분기중 국내 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13으로 지난 1분기 11에서 2분기 1로 떨어진 뒤 3분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 지수(100~-100)가 플러스(+)면 대출태도를 완화, 마이너스(-)면 강화하겠다고 답한 금융기관이 더 많다는 의미다. 이는 한은이 은행 15곳, 저축은행 16곳, 카드사 8곳, 보험사 10곳 등 모두 199개 금융기관 여신총괄 책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지수화한 것이다.
대출 차주별로는 가계주택에 대한 대출태도가 -17로 전분기(-7)에서 대폭 내려갔다. 한은은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확대,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등의 여향으로 가계대출태도가 주택 대출을 중심으로 강화될 것으로 전망됐다”고 말했다. 가계일반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0이었으나 전분기(3)보다는 내려갔다.
기업 대출문턱도 강화될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 대출태도가 전분기 -10에서 3분기 -13으로 더 떨어졌고, 중소기업 대출태도는 전분기 7에서 3분기 -10으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금융지원 차원에서 은행들이 완화적 대출태도를 유지했으나, 앞으로 리스크 관리 등을 위해 연장·재취급 조건, 담보·보증요구 조건 등을 까다롭게 보겠다는 얘기다.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3분기 기업과 가계의 신용위험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전반적인 신용위험지수는 1분기 11이었으나 2분기 42, 3분기 45로 점차 높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대기업(23→27), 가계(40→43) 등의 신용위험지수는 모두 상승했다. 가계의 경우 저신용·저소득층 등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중소기업은 43으로 전분기에 이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실물경기 부진으로 채무상환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다.
대출수요는 모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대기업 대출은 13으로 전분기(27)보다는 적지만 수요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중소기업 대출수요지수도 33으로 전분기(63)보다는 적게 나타났다. 가계 대출수요는 소득 부진, 생활자금 수요 등으로 일반대출(23)을 중심으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가계 주택대출 수요(7)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태도도 대부분의 업권에서 강화될 것으로 조사됐다. 상호저축은행이 -20에서 -21로 대출태도를 한층 더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상호금융조합(-18)과 생명보험회사(-10)도 대출태도 강화 쪽이었다. 다만 신용카드사의 대출태도(-6-→13)는 완화될 것으로 점쳐졌다. 전분기 대출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해 3분기 대출영업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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