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4개월간 카드이용 실적이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언택트) 거래가 늘어나면서 전자상거래의 신용카드 이용 실적은 큰 폭 증가했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2월~5월까지 신용.체크카드 등 지급카드 이용실적은 일평균 2조414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 감소했다. 카드이용액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2004년 1~10월 신용카드 사태, 2009년 1월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이후 거의 처음이다. 2017년 10월에도 결제금액이 일시적으로 줄었으나, 이는 경기 요인보다는 추석 명절 연휴가 가장 길었던 영향이 크다.

카드 이용실적이 감소한 건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심리와 외부활동이 급격히 위축됐기 때문이다. 올해 2월까지는 2.8% 늘어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3월 -7.4%로 고꾸라졌고, 4월에도 -4.4%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만 5월에는 긴급 재난지원금 효과 등으로 전년동기대비 0.9% 늘어 소폭 증가 전환했다.

대면결제는 일평균 1조425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4% 감소한 반면 비대면결제는 일평균 82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7% 증가했다. 비대면결제에는 온라인 쇼핑몰 결제뿐 아니라 거래 현장에서 단말기 접촉없이 모바일 기기 등을 통해 이뤄진 결제까지 모두 포함된다.

모바일과 PC 등을 이용한 결제(일평균 9760억원) 중 간편결제를 이용한 비중은 5월 기준 42.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지급결제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3%로 증가했다. 간편결제 가운데 핀테크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9.1%로 코로나19 이후 시장점유율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가 뜨면서 2~5월중 전자상거래 신용카드 이용 실적도 전년동기대비 21.4% 급증했다. 그러나 여행(-80.2%), 교육(-22.6%), 오락문화(-16.8%), 음식점(-13.6%) 등의 업종은 신용카드 이용액이 크게 줄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항공업종의 경우 이용실적이 같은기간 544억원 급감해 2003년 1월 통계 편제 이후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그나마 수도권 지역에서는 신용카드 이용액이 1조64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6% 늘었지만 나머지 지역에서는 감소세를 보였다. 여행업 타격이 큰 제주의 경우 이용실적이 21.1% 감소했고, 코로나19 확진자수가 많은 대구경북(-14.2%), 부산경남(-9.4%) 등에서도 감소폭이 크게 나타났다.

소액결제망을 통한 계좌이체 규모는 일평균 68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9% 증가했다. 비대면 결제 선호, 주식 투자자금 유입 등으로 인터넷.모바일뱅킹을 중심으로 한 전자금융공동망 이용이 14.9% 늘어난 영향이다. CDATM 등 자동화기기를 통한 자금이체인 CD공동망 이용규모는 전년동기대비 12.9% 줄었다.

어음과 자기앞수표 결제금액은 일평균 17조3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8% 감소했다. 5만원권 이용 확대로 수표 결제금액은 9.1% 줄어 지난해(-12.3%)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갔다. 내리막을 타던 당좌수표 이용액은 전년동기대비 0.3% 늘어 증가 전환했다. 코로나19로 자금사정에 어려움을 겪은 기업들이 발행액을 늘린 영향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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