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과 비정상, ‘건강이’와 ‘안 건강이’라는 이분법적 사회 구도는 안 건강이들을 외롭게 한다. 
저자 유성원의 산문집 ‘토요일 외로움 없는 삼십대 모임’은 오늘날 에이즈 치료제 트루바다와 프렙, U=U 등이 성적으로 활발한 게이에게 갖는 의미를 이야기한 ‘아무도 만나지 않고 무엇도 하지 않으면서 2014~2016’에 2017~2020년 기록을 더했다.
이 책은 한 게이 남성의 속 깊은 이야기이면서 화장실, 공원 등에서 섹스 파트너를 찾는 크루징 문화를 가감없이 드러내는 르포르타주이기도 하다.
저자는 또한 비감염인이 HIV치료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해 HIV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프렙, 혈액 내 바이러스 수치가 미검출 수준으로 떨어지면 감염인이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없다는 U=U(Undetectable=Untransmittable) 등 HIV감염인에 대한 과학적 사실도 소개해 근거 없는 편견들에 대항하고자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정상과 비정상, ‘건강이’와 ‘안 건강이’라는 사회의 이분법적 구도 속에서 주저없이 스스로를 후자로 지칭한다. 그럼으로써 건강이들에게는 소설처럼 느껴질 법한 세계를 현실로 끌어들여온다. 저자는 좆을 빠는 행위에는 경악하면서도, 왜 그 행위 이면의 외로움은 보지 못하는지, 그리고 안 건강이들을 외롭게 하는 근본적인 사회 구조에는 왜 눈을 감는지 묻는다.
이 책은 ‘이것도 성적 권리야?’라고 반문하게 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성적 권리를 확장한다. 가장 성적 권리를 얻을 자격이 없고 심지어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고 상상되는 문란한 게이와 HIV감염인의 위치에서 성적 실천을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권리들과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의 계층, 사는 곳, 가족 관계, 성정체성에 대해 수용하는 방식, 정신건강이 어떻게 상호 영향을 미치는지 고민하게 하는 텍스트이기도 하다. 416쪽, 난다, 1만6000원.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