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세가 폐지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양도소득세까지 과세하면서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5일 정부가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 발표’를 통해 오는 2023년부터 소액투자자에게도 주식투자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을 물린다고 밝혔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은 증권거래세도 존치하면서 양도세까지 과세하는 건 올해 폭락장에서 증시를 지켜낸 개미(개인투자자)에게 이중과세의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이례없는 폭락을 겪었다. 이런 악상황에서 개인투자자이 국내증시를 대거 이탈하는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세를 받아내는 ‘동학개미운동’을 펼치며 빠르게 증시를 끌어올렸다.

투자자들은 개인들이 주식시장을 지탱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 정부의 이같은 세제개편에으로 투자자들의 이탈을 가져와 주식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거래세를 제도를 유지하면서 양도세 기준 완화하는 건 이중과세라는 청원이 여러 건 확인됐다.

한 투자자는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현행 주식거래세를 폐지하지 않고 일반 개인에게 주식 양도소득세를 더 내라는 건 이중과세”라면서 “양도세 과세 대상 금액에서 거래세를 공제해달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다른 개인투자자 역시 양도세 전면 부과에 대해 “거래세를 낮추기는 했으나 이중과세 문제까지 있으니 더욱이 납득할 수가 없다”며 “개인 주식투자자들은 고액 자산가나 회사 대주주들과는 처한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일반 개인 투자자들과 회사에 대주주들과는 출발선과 이익이나 손해에 따른 결과에 많은 차이가 있다는 부분을 지적했다.

앞서 기재부는 이번 금융세제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증권거래세와 주식 양도세는 과세 목적과 과세 객체가 달라 이중과세라는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반박한 바 있다. 증권거래세는 거래에, 양도소득세는 소득에 과세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금융세제 개편안 발표 후 설명자료까지 내면서 거래세 존치는 ▲초단기 단타 매매 억제 ▲위기 시 외국인들의 급격한 이탈 방지 ▲양도차익 비과세되는 외국인에 대한 거래세 징수 유지 등을 들며 증권거래세 폐지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양도세 부과에 대해 조세형평성의 원칙에 의해 소득이 발생하면 세금을 내야 하는 것에는 공감하는 여론도 있으나 손실이 나더라도 내야 하는 거래세를 유지하는 데에는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증권가의 시각도 비슷하다. 증권업계에서 증권거래세 폐지는 오랜 시간 정부에게 바라온 부분이었다. 기존 선진국보다 한국의 증권거래세율이 높은 편인 데다가 일부 선진국들은 거래세가 없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 형평성에도 위배된다는 의견도 있어왔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소득이 있으면 세금을 내는 건 정당하기에 양도세 과세는 당연하다”면서도 “다만 정부가 여러 가지 금융정책을 내는 건 실물경제로 갈 자금들이 부동산 시장으로 가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기 때문인데 부동산도 규제하고 주식시장까지 규제하는 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거래세 폐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센터장은 “정부에서는 거래세 존치 이유로 초단타 매매 억제 등을 들었지만 이는 시장에 유동성을 주기도 하는 긍정적인 부분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며 “거래세 존치에 대한 이유는 시각에 따라 긍정적, 부정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이같은 투자자들과 증권업계의 비판의 소리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조만간 최종 발표할 금융세제 개편안과 관련해 “이번 금융세제 개편안은 주식시장을 위축시키거나 개인투자자들의 의욕을 꺾는 방식이 아니어야 한다”고 기획재정부에 지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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