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사상가 카를 마르크스가 비루한 삶을 살았던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온다.
소설 ‘마르크스의 귀환’에 나오는 마르크스는 강박성 성격장애가 있는 이들이 흔히 그러하듯 주변 사람이 엉뚱하고 미심쩍게 여기는 것에 몰두하며 세상을 부유한다. 그는 한 가지 생각에 빠져서 다른 것을 희생해버리는 유형의 인물이다. 마르크스는 가족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책을 쓰면서 자기 삶과 모든 관계를 위험에 빠뜨린다. 
마르크스는 방세가 밀리고, 가진 것을 저당 잡히고, 자식들이 병들어 죽어가는 상황에도 고개를 똑바로 들고 ‘새로운 세계’를 꿈꾼다. 끝내 포기하지 않으며, 직장을 구하고 정착하지도 않는다. 마르크스가 몰두한 단 한 가지는 바로 노동자와 자신의 가족을 새로운 세상으로 이끌어줄 ‘자본’의 집필이었다.
위대한 사상가지만 괴벽스러운 천재였던 마르크스의 실제 삶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소설은 위대한 사상가의 삶을 조망하는 흔한 엄숙주의를 걷어낸 마르크스 일대기다. 마르크스가 이론적 성취에 이르는 과정을 예측 불가능한 방식의 서사로 구현해낸 이 책은 역사소설이자, 심리 미스터리, 철학, 미적분학, 마르크스와 엥겔스 저작의 발췌와 결합이기도 하다. 이지원 옮김, 464쪽,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 1만9000원.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