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3.3%로 추락했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22년여 만에 최저치다. 수출이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한 영향이다. 지난 2003년 이후 17년 만에 지난 1분기(-1.3%)에 이어 2분기까지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우리나라는 ‘경기침체(리세션)’ 국면에 빠져들게 됐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3.3% 감소했다. 이는 1998년 1분기(-6.8%) 이후 22년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수출이 역대 최악 수준으로 고꾸라지면서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전년동기대비 성장률도 -2.9%로 지난 1998년 4분기(-3.8%) 이후 가장 낮았다.
수출 충격은 예상보다 컸다. 지난 1분기보다 16.6% 감소해 역대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수요가 위축되면서 자동차, 석탄 및 석유제품 수출이 급감한 영향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먼저 직격탄을 받았던 민간소비가 2분기 1.4% 증가하며 다소 회복된 모습을 보였지만, ‘성장률 쇼크’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투자도 급후퇴했다. 건설투자가 1.3% 감소하고, 설비투자가 2.9% 줄었다. 각 지난해 3분기(-6.4%), 1분기(-8.5%) 이후 최저치다. 수입도 원유 등을 중심으로 7.4% 감소해 2008년 4분기(-16.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성장률이 -9.0%로 곤두박질쳤다. 역대 최저치다. 운송장비와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소비의 급격한 위축세가 풀리면서 도소매·숙박, 음식 등 서비스업은 1분기 -2.4%에서 2분기 -1.1%로 나아졌지만,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 건설업은 같은 기간 0.2%에서 -0.2%로 내려갔다.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정부의 기여도는 -0.3%포인트, 민간의 기여도는 -3.1%포인트였다. 대대적인 예산을 풀어 성장률 방어에 나섰던 정부의 기여도마저 1분기 0.2%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4.1%포인트로 전분기(0.7%)보다 큰 폭 내려앉았다.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하게 됐다. 기술적으로 2분기 연속 역성장하면 경기침체로 분류된다.
최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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