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이 출범 13년 만에 사라질 위기에 직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제주항공으로의 매각 작업이 실패에 이르며 파산 수순만 남았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지난 3월2일 이스타홀딩스와 체결했던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한다고 23일 공시했다.
제주항공은 인수 포기 배경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와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고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으로의 인수가 불발되며 사실상 파산 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은 이미 지난 3월부터 모든 국제선·국내선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며 수익을 거두지 못했고, 2개월 이상 항공기를 띄우지 않아 운항증명(AOC) 효력마저 일시 중지됐다.
이스타항공의 올 1분기 자본총계 -1042억원으로 이미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렀고, 새 인수자를 찾을 가능성도 사실상 제로(0)다.
이 때문에 업계는 이스타항공이 법정 관리에 돌입하면 기업 회생이 아닌 기업 청산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결국 출범 13년 만에 공중분해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풍전등화 신세가 된 이스타항공은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07년 10월 전북 군산을 거점으로 설립한 LCC다.
지난 2014년까지는 이상직 의원이 사장을 지낸 KIC그룹의 계열사 새만금관광개발이 지분 49.4%를 지닌 회사였다.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그룹 총괄회장을 맡다가 2012년 19대 국회에서 전주 완산을 지역구에 출마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자 형 이경일 전 KIC그룹 회장에 경영권을 넘겼다.
이 전 회장은 배임·횡령 혐의로 2015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을 확정받았고, 같은해 자본금 3000만원으로 설립된 이스타홀딩스가 2016년 이스타항공의 지분 68.0%를 사들이며 최대 주주가 됐다.
이스타홀딩스는 이 의원의 아들 이원준씨(66.6%)와 딸 이수지씨(33.3%)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은 410억원 상당의 39.6%다.
이스타홀딩스가 설립된 지 약 5년 만에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사태 직격탄으로 경영난을 겪으며 매물로 나왔다.
이스타항공은 설립 이후 자본잠식 상태였다가 해외여행객이 늘며 2016년 흑자전환했다.
2015년에는 기업공개(IPO)에 도전하려 했지만 시장의 기대치가 낮아 상장이 불발된 바 있다. IPO가 지연되며 대규모 투자도 어려워져 결국 LCC 업계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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