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올해 여름휴가는 여느 때와 다른 모습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 대중교통보다 자가용을 이용해서 떠나는 국내 여행이 늘어날 전망이다.

감염증 확산 우려로 당일치기나 1박2일로 여행기간을 줄이고, 많은 인파가 몰리는 바닷가보다는 인적이 드문 곳에서 휴가를 보내려는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연구원이 6150명을 대상으로 ‘하계휴가 통행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조사에서 ‘휴가를 간다’는 응답은 전년에 비해 3.6% 감소한 37.8%로 조사됐다.

나머지 ‘휴가를 가지 않겠다’(22.0%) 또는 ‘미정’(40.2%)이라고 답한 비율은 62.2%로 조사됐다. 휴가 계획 없거나 미정인 이유 중 ‘코로나19 때문’이라는 응답이 75.6%로 가장 많았다.

올해 여름 휴가철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해외여행 예정 비율이 지난해 21.7%에서 2.0%로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반적으로 휴가 일정을 줄이는 추세다. 2박3일이 26.8%로, 전년 38.5% 대비 줄어든 반면 당일(1.5→11.8%)이나 1박2일(13.2→18.1%)의 응답률이 높아졌다.

휴가 여행지를 선택하는 모습도 예년과 많이 다르다.

올해 ‘바다 또는 계곡’(바캉스형)의 응답률은 34.6%로 전년(54.6%) 대비 줄었다. 반면 ‘사람이 없는 조용한 곳이나 삼림욕’(자연동화형)은 같은 기간 19.3%에서 30.1%로 높아져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감염 확산 우려로 자가용 이용은 늘어날 전망이다.

하계휴가 기간 중 주된 교통수단은 자가용이 75.6%로 가장 많았다. 자가용을 선택한 응답자 중 14.2%는 ‘코로나19 때문에 대중교통 이용이 꺼려진다’고 답했다.

이처럼 대중교통 이용을 줄이는 분위기는 일상생활에서도 감지된다.

연구원이 응답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생활 속 교통수단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 대중교통 이용률은 코로나19 발생 이전 37.9%에서 이후 23.2%로 14.7%포인트(p) 감소했다.

응답자들이 전망한 향후 대중교통 이용률은 24.2%로,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자가용 이용률은 감염병 이전 56.9%에서 이후 70.4%로 13.5%p 늘었으며, 향후에도 69.9%의 이용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여름휴가 고속도로는 일부 구간에서 정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 여름휴가 계획 집중기간은 8월1~7일이 23.2%로, 이 기간 고속도로 예상 일평균 통행량은 최대 476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전년 같은 기간 469만대 대비 1.3% 증가한 것이다.

이어 ▲8월22일 이후 19.6% ▲7월25∼31일 14.8% ▲8월8∼14일 13.2% 등 순으로 여름휴가 계획을 세운 사람이 많았다.

휴가비는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가구당 평균 국내여행 지출 예상비용은 작년 76만4000원에서 74만7000원으로 약 1만7000원 줄일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국토부는 여름 휴가철 교통수요 증가에 따른 교통사고와 코로나19 예방에 문제가 없도록 교통안전 환경조성과 방역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여름철 휴가 등으로 인한 교통량 증가, 기상 악화 등에 대비해 고속도로에 졸음 알리미 경고(298대), 졸음쉼터(229개소) 임시그늘 조성(75개소) 등 편의시설을 운영한다.

또 휴가철 고속도로 교통량이 집중되는 주요 구간에서는 드론(무인항공기)과 경찰청 암행순찰차가 협업해 전용차로 위반, 과속, 난폭운전, 음주운전 등을 합동 단속할 예정이다.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대해서 방역·환기 등 생활방역 활동도 실시한다.

어명소 국토부 종합교통정책관은 “여름 휴가철은 들뜬 마음과 음주 등으로 교통사고가 증가될 우려가 있어 여행객의 안전운전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휴가지에서도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손 소독 등 생활 방역을 적극 실천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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