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 여름철은 상당히 무더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여름의 절반이 지난 최근까지도 국내 날씨는 비교적 선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상청은 이 같은 날씨의 원인 중 하나로 북극의 고온현상을 꼽고 있다. 실제로 이달 들어 북극의 해빙 면적은 올해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이런 북극 고온현상이 인간이 유발한 온실가스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1~21일 기준 전국 평균기온은 평년 대비 1.4도 낮은 22.5도를 기록했다. 이는 1973년 이후 하위 8위에 해당한다. 폭염일수는 0.1일(평년 대비 -1.5일)로 하위 5위다. 이처럼 평년보다 낮은 기온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중부, 일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기상청은 이런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북극의 고온현상을 꼽고 있다.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는 이달 15일 기준 위성관측상 북극 해빙(해수가 동결된 얼음) 면적이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봄철부터 시작된 시베리아의 열파가 러시아 해안을 따라 발생하면서, 랍테프해·바렌츠해(북극해의 일부를 이루는 바다)에 매우 적은 해빙 면적을 유발했다는 것이다. 열파는 극심한 이상 고온이 수일 또는 수 주간 계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처럼 북극에 고온현상이 발생해 중위도(위도 20~50도) 기압계의 변동이 커진 가운데, 우랄산맥(러시아 북부에서 남쪽으로 뻗은 산맥)과 동태평양, 중국 북동부에 고기압대가 발달해 동서 흐름이 느려져 우리나라 주변에 찬 공기가 위치하기 좋은 조건이 형성됐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이 같은 현상을 유발한 북극 고온현상과 관련, 전문가들은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WMO는 지난 16일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가 시베리아 장기 고온 현상이 나타날 확률을 600배 이상 높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1~6월 시베리아 기온은 평년보다 5도 이상, 6월의 경우 10도 이상 높았으며, 지난달 러시아의 베르크호얀스크에서는 북극 사상 최고기온인 38도가 관측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을 바탕으로 연구진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온난화로 1도 상승한 현재 상황’과 ‘인간이 기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상황’을 비교해 시베리아 장기 고온현상 발생 확률에 대해 연구했다.

그 결과 인간이 기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상황에서는 시베리아 장기 고온 현상 발생 확률이 8만 년에 한 번인 반면, 현재 기후 상황에서는 130년에 한 번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가 시베리아 장기 고온 현상 발생 확률을 600배 이상 높였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 기온은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여름 날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8월 초부터 우리나라는 평년 기온(25.1도)보다 1~1.5도 높고, 지난해 평균 기온(26.1도)과는 비슷하거나 0.5도 높은 기온을 보일 것으로 기상청은 예측하고 있다.

또 강수량은 평년(187~286.9㎜)과 비슷하거나 적겠다. 발달한 비구름대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릴 때가 있겠으나, 강수량의 지역 편차가 크겠다고 기상청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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