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하던 국제 금값이 7년래 가장 큰 폭으로 급락해 2000달러선이 붕괴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관련 소식과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의 영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소 과하게 올랐던 부분의 단기 조정이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속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금에 대한 각국 중앙은행의 니즈가 강해 매입 재개에 따른 가격 상승도 전망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 보다 온스당 93.40달러(4.6%) 떨어진 1946.30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는 2013년 4월 이후 7년여만에 가장 크 하락 폭이며 온스당 2000달러선을 넘은지 5거래일만의 추락이다.
금값의 2000달러선 붕괴는 코로나19 백신 때문이다. 앞서 러시아는 코로나19 백신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고, 미국도 백신 개발 관련 브리핑을 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백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부진했던 미국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 것도 영향을 줬다. 미 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보다 0.6% 상승했다. 이는 2018년 10월 이후 가장 킁 상승이며 시장 예상치 0.3% 상승을 웃도는 수준이다.
그간 금값의 상승은 코로나19에 따른 생산 차질과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업계의 분석에 따르면 2014년 이후 금은 초과공급 상태였다. 지난해 기준으로 422t이 초과공급 됐고, 이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광산 조업 차질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여기에 주요 금 제련소도 봉쇄(락다운) 됐고, 생산재개가 됐으나 가동률 50% 미만인 경우가 다수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가 급증했다. 업계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세계 금 실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58.4% 줄었지만 ETF향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470% 가량 폭증했다. 사실상 금 수요를 견인한 것은 ETF였던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은 차익실현 유인이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금 가격이 빠르게 올라 조정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 지표가 개선되는 조짐이 나타날 경우, 금 가격은 단기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며 “금광 및 제련소 조업 재개 등으로 공급 차질이 해소돼 런던과 뉴욕 간 차익거래가 재개되도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장기적 흐름은 여전히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코로나19가 현재 진행 중이며 금을 보유하려 하는 중앙은행들도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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