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소방서 교육담당 소방교 김아연
여주소방서 교육담당 소방교 김아연

 

유례없던 긴 장마가 끝이 나고 찾아온 늦더위에 마지막 휴가를 즐기기 위해 산을 찾거나 건강을 위해 야외에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또한 다가오는 추석을 앞두고 많은 이들이 가족·친지들과 고향과 선산으로 조상의 묘를 찾아 벌초 행렬이 이어질 것이 예상 된다. 그러나 야외 활동과 벌초하는 9월 말까지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벌 쏘임’ 사고이다.
8월~9월은 벌의 산란기로 개체 수가 많아지고 민감하게 반응해 벌 쏘임 사고가 연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다. 늦더위가 지속되면 벌의 활동은 왕성해지고 이에 따라 집주변 또는 아파트 단지 내 산책을 하거나 산을 찾은 사람들의 행동과 옷차림으로도 벌을 자극하여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벌집 제거 출동 건수는 총 47만7,646건(2017년 15만8588건, 2018년 14만7003건, 2019년 17만2055건)에 달하고 8월에는 180,949건, 9월에는 109,843건으로 8월~9월에 집중되어 있으며 또한 벌쏘임 환자 이송현황을 보면 
총 1만 6,751건으로 8월 4,051건, 9월 4,664건이다. 8월~9월에 전체의 52%에 해당하는 벌 쏘임 사고가 일어났다. 여름과 초가을에 벌집 제거 출동 건수, 벌 쏘임 환자 이송 건수가 집중되는 것은 말벌류는 기온이 15℃에서 발생하기 시작해 25℃ 이상에서 개체 수가 최성기에 이르고 27~28℃에서 포획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7월 말에서 9월 중순까지가 가장 조심해야 할 시기로 본다.
벌 독이 무서운 건 그 자체의 독성보다는 어떤 이에게는 쏘였을 때는 단순히 가렵고 붓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면역계가 과민반응을 일으켜 생기는 아나필락시스 반응으로 몸 전체에 두드러기가 나고 구토, 오심,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혈압강하 등 쇼크가 발생하여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하지만 미리 요령을 알아두면 벌 쏘임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예방법으로는 첫째, 벌을 자극하는 향수, 화장품, 스프레이 종류 피하고 달콤한 음료 소지를 자제해야 한다. 둘째, 어두운 색상을 피해야 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말벌 공격 성향 실험 결과 검은색>갈색>빨간색>초록색>노란색 순으로 공격성을 보였다고 한다. 따라서 흰색계열의 옷을 착용하고 소매가 긴 옷을 입어 팔, 다리 노출을 최소화한다.
만약 벌집과 접촉하였을 때는 머리 부위를 감싸고 벌집에서 신속하게 20M 이상 이탈 하여야 하며 벌에 쏘였을 경우 신속히 벌침을 제거하고 쏘인 부위의 감염 방지를 위해 소독하거나 깨끗한 물로 씻은 후 통증 감소를 위해 얼음주머니 등으로 찜질한다. 또한 최대한 신속히 병원으로 이송하거나 119신고 후 1시간 이내로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평소 벌에 쏘일 위험이 높은 사람은 사전에 병원을 방문하여 벌독 알레르기 검사를 받고 알레르기가 있다면 의사처방에 따라 에피네프린 주사기를 소지하는 등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다.
말벌은 산과 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집이나 마당 주변과 가로수 등에도 집을 지어 도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혹시나 벌집을 발견하게 된다면 경각심을 가지고 절대 스스로 해결하지 말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여 119에 신고해주길 바란다. 벌 쏘임 사고 예방 및 대처법을 알아두고 벌 쏘임은 생명도 앗아갈 정도로 위험하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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