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홍연식 교수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홍연식 교수

두 달 가까이 이어진 지루한 장마가 물러나고 연일 30℃가 넘는 불볕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유행으로 바깥 활동에 제동이 걸린 상태지만, 일과를 마친 후 시원한 맥주 한잔과 치킨이 절로 생각나는 시기다.
맥주를 많이 마시면 걸린다고 알려진 질병이 있다. 바로 통풍(痛風)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이 증가하면서 발생하는데, 맥주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술은 요산을 증가시킨다. 즉, 술의 종류보다는 음주량이 통풍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얘기다.
    
◇통풍 환자, 5년간 49% 증가… 7~8월에 환자 늘어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 통풍의 고통을 묘사한 표현이다. 그만큼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통풍의 통증을 발작으로 표현하고 여성의 출산과 비교할 정도다. 통증 정도를 0~10범위에서 평가하는 시각통증척도는 출산을 ‘8’, 통풍을 ‘9’로 규정하고 있다.
통풍 환자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201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국내에서 통풍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2년 26만5065명에서 2017년 39만5154명으로 5년간 49% 증가했다. 특히 통풍 환자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8월에 환자가 증가하는데, 상대적으로 환자가 적은 1~2월에 비해 30~40% 정도 환자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연식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7~8월에는 더위로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탈수로 혈중 요산이 일시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며 “이 상태에서 퓨린이 많은 맥주와 고기를 다량 섭취하면 통풍 발작이 생기기 쉽다”고 경고했다.
증상은 주로 엄지발가락이나 발등, 발목, 무릎 등에 갑작스러운 염증이 발생해 심하게 붓고 빨갛게 변하며 열감이 있고 손도 못 댈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첫 증상 후 통증이 있을 때만 치료하고 꾸준히 치료하지 않으면 통풍 결절이 울퉁불퉁 튀어나와 신발을 제대로 신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 해가 갈수록 통증이 발생하는 횟수가 증가하고 관절 손상과 신장결석 등 만성 콩팥병을 유발하기도 한다. 통풍은 비만한 남성, 고혈압이나 신장병 환자, 가족력이 있는 사람, 술을 많이 먹는 경우에 많이 발생한다. 여성은 폐경 이전까지 여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요산 제거 능력이 유지돼 통풍이 거의 없지만 폐경이 되고 10~20년이 지나면 통풍이 생길 수 있다.
홍연식 교수는 “통풍은 비만이면서 술을 많이 마시는 중년 남성에게서 많이 생기는데, 이는 비만 자체가 체내 요산생성을 증가시키고 신장 기능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떨어져 요산 배설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며 “최근에는 스트레스와 잦은 회식으로 과식을 하고 상대적으로 운동량이 적은 젊은 남성에게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음주량 많을수록 위험성↑… 과음·과식 피하고 체중 관리해야
모든 종류의 술은 요산을 증가시킨다. 음주량이 많을수록 통풍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만큼 과도한 음주는 삼가는 것이 좋다. 약물 때문에 통풍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뇨제 성분 중 싸이아자이드나 저용량의 아스피린, 결핼약도 요산을 증가시킬 수 있다.
통풍의 가장 기본적인 치료법은 식이요법과 생활습관 교정이다. 통풍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음이나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반드시 피해야 하는 음식은 내장(염통, 간, 콩팥 등), 과당이 많은 콘 시럽(corn syrup)이 함유된 음료수나 음식, 술이다. 육류, 해산물(등푸른 생선, 조개), 천연과일주스, 설탕, 단 음료와 디저트, 소금 등도 주의한다. 반면 저지방이나 무지방 유제품과 채소, 적당한 운동은 통풍 예방에 도움이 된다.
홍연식 교수는 “땀을 적당히 흘릴 수 있는 유산소운동으로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가벼운 등산, 수영 등이 통풍 예방에 좋다”며 “너무 과격한 운동은 요산 생산을 증가시키고 몸속에 젖산이 축적돼 요산 배설이 감소하면서 통풍 발작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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