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한 달 앞두고 주요 채소·과일 도매가격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 긴 집중호우에 태풍 피해까지 겹치면서 예년에 비해 크게 올라 추석 장보기에도 비상이 걸렸다.
6일 농수산유통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사과 홍로(상품기준) 도매가격은 1㎏당 7160원으로 평년(4431원) 대비 61.6%나 폭등했다. 홍로는 주로 추석 제수용이나 선물용으로 쓰인다. 사과 외에도 포도 캠벨얼리는 평년 대비 31.9%, 거봉은 43.4%나 올랐다.
채솟값도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배추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96.0% 상승했다. 평년 대비로도 37.6% 오른 수준이다. 무 역시 전년 대비 124.1%, 평년 대비 39.1%씩 올랐다. 오이는 평년과 비교해 37.6%, 토마토는 29.8%씩 상승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규모는 총 1만9926㏊다. 비닐하우스 등 시설물 피해도 40㏊다. 벼 등이 비와 바람에 쓰러지는 도복 피해가 1만4267㏊로 가장 큰 가운데 낙과 피해도 3355㏊에 달했다. 침수 피해도 1406㏊ 수준이었다.
특히 낙과 피해가 가장 컸던 과일은 사과였다. 사과 낙과 피해 규모는 전국에서 1670㏊로 보고됐다. 배는 1514㏊, 복숭아 등은 171㏊였다.
역대 최장기 장마에 이어 태풍 ‘바비’와 ‘마이삭’이 겹치면서 농가가 극심한 피해를 입어 출하에도 차질이 빚어져 고스란히 도매가격 상승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장마 영향이 반영된 지난달 소비자물가를 보면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10.6% 상승하며 2017년 8월(10.7%)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오름폭을 나타냈다. 특히 채소류 가격 상승폭이 28.5%로 2016년 11월(32.9%) 이후 45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배추(69.8%), 고구마(56.9%), 토마토(45.4%), 호박(55.4%) 등이 크게 오르면서 농산물 가격도 12.1% 올랐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8%나 상승했다. 2017년 1월(15.9%) 이후 3년7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특히 10호 태풍 ‘하이선’의 북상까지 예고되고 있어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속되는 기상여건 악화로 올 추석 밥상물가 ‘대란’이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농산물 가격 전망에 대해 아직 단언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국승용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장은 “과일의 경우 올 봄 냉해 피해가 큰 상태에서 태풍으로 낙과 피해가 더 발생한다면 지금보다 가격이 더욱 강세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반면 보통 8월말~9월초 가격이 늘 오르는 채소류의 경우 이달 중순 이후 하향 안정화돼 평년 수준 대비 크게 높아지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