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탈북민 남성이 지구대에서 경찰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경찰이 이 남성이 연행됐던 지구대의 삭제된 폐쇄회로(CC)TV를 일부 복원하는데 성공했다.
7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과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숨진 채 발견된 30대 탈북민 A씨가 지구대에서 경찰관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부인 B씨의 주장에 따라 해당 지구대 CCTV 저장장치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벌여 최근 영상 일부를 복원했다.
복원된 영상에는 지구대로 연행돼 앉아있는 A씨의 모습도 일부 남아 있었으나, 폭행 의혹과 관련된 내용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복원이 어려운 해당 저장매체의 특성상 부분적인 복원만 이뤄졌고, 저장일시가 같이 저장되는 방식이 아니어서 영상 순서를 찾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숨진 A씨는 지난 7월 말 집을 나간 뒤 실종됐다가 21일 만인 지난달 21일 오후 의정부시의 야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앞서 A씨는 실종 보름 전인 7월 16일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폭행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인근 지구대에서 조사를 받았으며, 풀려난 직후 마약 투약 사실을 자백해 다시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확인 결과 지난 7월 16일 밤 먼저 B씨가 112에 전화를 걸어 가정폭력 신고를 접수했고, 직후 A씨가 다시 112에 전화해 “아내와 같이 필로폰을 했다”며 자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남편 실종 후 “남편에게서 지구대에 연행된 뒤 수갑을 찬 채로 경찰관에게 맞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폭행 의혹을 제기한 상태로, 청와대 국민청원과 함께 검찰에도 출동 경찰관들을 고발한 상태다.
이에 대해 당시 출동했던 지구대원들은 모두 의혹을 부인하고 있으며, A씨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에서도 타박상 등 외상 흔적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지구대 CCTV 영상은 기록일로부터 30일이 지나면 자동 삭제된다”며 “1차 복원이 끝난 것은 맞지만, 영상 순서가 뒤얽혀 있고 확인할 부분도 많아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할 단계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유광식 기자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