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에서 -1.1%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5월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최근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되면서 경기 침체가 심화되고 회복도 지체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내년에도 경기 회복이 제한된 수준에 그치면서 기존 전망치(3.9%)보다 낮은 3.5%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8일 ‘KDI 경제 전망’에서 올해 우리 경제가 -1.1%로 역성장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지난 5월 ‘상반기 경제 전망’에서 밝힌 0.2%보다 0.9%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KDI가 상반기·하반기 경제 전망 이외에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해 제시한 건 2012년 이후 8년 만이다. 앞서 KDI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과 2009년, 유로존 재정위기 심화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된 2012년 수정 전망치를 발표한 바 있다.
KDI는 코로나19 확산이 국내에서는 상반기부터, 전 세계에서는 하반기부터 둔화할 경우 경제성장률 0.2%를 달성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 활동이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최악의 경우 올해 경제 성장률이 -1.6%까지 떨어질 거라는 예상했다. 현재 우리 경제 흐름은 최악의 시나리오와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고 KDI는 설명했다.
코로나19 전개 양상과 경기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우리 경제는 기준 시나리오에 비해 경기 하락의 폭이 크고 경기 회복도 느리게 진행될 것으로 예측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간의 첨예한 대립도 두 국가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성장에 추가적인 하방 요인으로 꼽힌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올해와 내년을 보면 연평균 1.2% 성장하는데 이는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내년에도 정상 경로에 도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망은 9월에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되고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이하 유지가 전제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민간소비는 -4.6%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지난 5월 전망치(-2.0%)보다 2.6%p나 낮췄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접촉이 많은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소비 활동이 제한될 것으로 봤다. 2021년 전망치는 5월(5.3%)보다 2.6%p 내려간 2.7%로 제시했다.
설비투자는 코로나19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작년의 기저효과와 글로벌 반도체 수요의 회복 등으로 올해 4.2%, 내년 4.8%로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된다. 건설투자는 올해 토목 부문이 사회간접자본(SOC)을 중심으로 개선되면서 1.1% 증가하고 2021년에는 건축 부문도 회복세를 보이며 3.1%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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