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카페와 음식점들의 영업 제한이 완화된 가운데 정부가 테이블 가림막 설치 등을 권고하면서 가림막 제조공장 등 관련업체가 때아닌 특수를 맞고 있다.
14일 오전 10시께 경기 화성시 반월동 H아크릴 제조업체. 이번 정부 조치로 밀려든 가림막 주문량을 해소하기 위해 직원과 기계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공장 한켠에는 가림막 제조에 사용되는 폴리카보네이트 100여 장이 쌓여 있었고, 가림막을 재단하는 CNC라우터 기계 2대도 쉴 틈 없이 돌아갔다.
재단을 마친 폴리카보네이트의 면처리 작업을 하고 있는 작업자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혀 있있고, 마스크도 흥건하게 젖었다.
이날 찾은 가림막 제조공장은 카페, 음식점 영업제한 해제 발표 이후에 식당을 비롯해 관공서와 기업 30여 곳에서 주문이 밀려 들어왔다.
해당 공장은 코로나19 이전에는 가림막을 생산하지 않았지만 지난 2월부터 400여 개의 관공서 등 발주처에 1만8000여 개의 가림막을 납품했다.
가림막은 식당뿐 아니라 안내데스크와 추석을 앞둔 백화점 등에서도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H업체 대표 조모(38)씨는 “지금까지 관공서, 구내식당이 있는 대기업 위주의 물량이 주를 이뤘지만 이달 들어서는 식당과 군대 등에 납품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번 정부의 조치로 식당가에 비말 예방 가림막 설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수요는 한동안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공장은 지난 4월부터 24시간 가동되고 있으며 매출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200%이상 올랐다.
가림막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경쟁도 치열해졌다.
화성시 반월동의 또 다른 가림막 제작업체 대표인 최모(46)씨는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이후 학원, 약국, 식당, 경찰기동대 등에 300여개를 납품을 했다”면서 “수요는 늘어났지만 한 업체에서 거의 독점적으로 납품하는 업체에서 단가 자체를 너무 낮게 잡아 소규모로 판매하는 우리의 경우 이익이 많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했다.
코로나19 이후 아크릴 폐기로 인한 환경문제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다.
용인시의 한 가림막 제작업체 대표 현모(63)씨는 “정부에서 가림막 설치 권고를 하면서 많은 업체들이 뛰어들다 보니 가격 자체가 낮아지고 경쟁이 심한 상황”이라면서 “가림막을 만들 때 아크릴판에 본드를 사용해 접착하는 업체도 많은데 우리는 환경을 고려해 조립식으로 만들고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끝난 뒤 버려지는 아크릴판을 폐기 처리하는 데 큰 환경문제가 예상된다”면서 “폐기될 아크릴판을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화성 = 김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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