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서 올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가운데 마지막 발생 이후 일주일째 추가 확진 농가가 나오지 않으면서 인접지역인 경기북부에서도 ASF 조기 차단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18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9일 강원도 화천군 도축장에서 폐사한 모돈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뒤 10일 출하 농장 인근 농장에서도 ASF 감염 돼지가 발견됐다.
방역당국은 최초 발생농장의 돼지 940마리와 인근 10㎞ 내 양돈농장 2곳(2차 확진 농장 포함)의 사육돼지 1525마리 등 2465마리를 살처분했다.
이어 2차 확진농장주가 운영하는 포천지역 농가 2곳의 돼지 1833마리에 대해서도 예방적 살처분이 이뤄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ASF가 발생하면서 경기 파주시와 연천군, 김포시, 인천 강화를 휩쓴 2019년 ASF 사태의 재현이 우려됐으나, 10일 이후 추가 확진 농가가 나오지 않으면서 양돈업계도 조금이나마 안정을 되찾는 모양새다.
ASF의 잠복기는 4~19일이지만, 주로 일주일 이내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마지막 발생일 이후 일주일째 추가 발생이 없다는 것은 추가 발생 위험이 그만큼 감소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방역당국이 전날 경기와 강원지역 발생농장 인근 농가 1245호에 대한 전화예찰을 실시한 결과 의심 증상을 보이는 돼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은 바이러스 유입 경로다. 야생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계속 검출되고 있는 만큼 야생멧돼지에 의한 감염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이를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지난해 경기와 인천지역 14개 농장에서 발생했던 ASF의 감염경로 역시 야생멧돼지에 의한 감염으로 추정될 뿐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이번에 사육돼지가 ASF에 감염된 화천지역은 올해 290여마리의 야생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을 정도로 야생멧돼지의 ASF 감염이 심각한 곳이다.
여기에 화천군과 연접한 경기북부 최대 양돈지역인 포천시에서도 올해 야생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20건 가까이 검출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정부가 ASF 검출 야생멧돼지 발견지역 10㎞ 이내 농가의 돼지를 희망농장에 한해 수매키로 했으나, 지난해 피해 농가들도 아직 재입식을 하지 못한 상황이라 반응이 좋지만은 않다”며 “양돈농가가 긴장한 상태에서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할 수 있는 모든 방역조치를 하면서 사태를 조기에 종식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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