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의 부천시의원, 제6대 부천시의회 후반기 의장을 역임하고 현재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한선재(61) 원장. 그동안 활동했던 부천을 잠시 떠나 경기도의 평생교육현장에서 몸담았던 한 원장이 오는 12월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장 퇴임을 앞두고 있다. 한 원장을 만나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장의 임기를 마무리한 소감과 성과, 그동안의 정치적인 활동과 퇴임 후의 활동계획에 대해 물어봤다.

 

▲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한선재 원장
▲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한선재 원장

임기를 마무리하는 소감은.
= 김대중 대통령이 야당총재 시절 민주당에 입당하여 부천시의회 의장(4선)을 역임하고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새로운 영역에서 소중한 경험을 했다. 기관장으로서 경영기법과 비전, 자기관리 등을 검증받는 유의미한 기회였습니다. 도와주신 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

- 지금까지 4명의 단체장과 함께 일해 본 경험이나 느낀 점은.

= 흔하지 않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세분의 부천 시장과는 의원으로, 한분은 경기도지사와 공공기관장으로 일했다. 부천시의원 초선 때 원혜영 시장과 2년간 일했다. 꼼꼼하고 섬세한 정책과 작은 것에서 큰 가치를 창출하는 행정은 단체장의 교본으로 평가 받는다. 6년간 홍건표 시장과 재정문화위원장, 부의장직을 수행하면서는 야당의원으로 견제관계였다. 홍 시장은 9급 공무원부터 민선시장까지 진출한 성공한 분이다. 고건총리가 중앙행정의 달인이라면 홍 시장은 지방행정의 달인이다. 김만수 시장과는 8년간 당대표와 의장으로 함께 일했다. 엘리트 문화의 고정관념을 혁신하고 생활문화예술로 한 단계 도약하여 창의 문학도시로 성장하는데 기여했다. 아이디어가 많고, 일을 즐기는 행정가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는 처음 일해 봤다. 매월 개최되는 실·국장, 기관장 회의 과정을 보면, 선명하고 섬세한 행정, 위기 상황에서의 빠르고 강한 정책 추진력은 큰 장점이다. 2년간 기관장의 수행과정을 통해 새로운 리더십을 경험했다.

-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장으로 재임하면서 이룩한 성과는.
= 조직운영과 사업성과로 분류할 수 있다. ‘조직운영 성과’로는 첫째, 파견·용역노동자 8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기관은 6본부 13실 약 250명의 임직원과 연간 약 380억 원의 예산집행으로 경기도 공공기관 중 큰 규모다. 관리직과 공무직, 원어민강사, 현장노동자 등 다양한 직군으로 구성되어 있다. 노사상생을 통해 내부만족도를 향상해야할 과제를 안고있다.

둘째, 공공기관 노동이사제를 선제적으로 도입이다. 원장이 말할 수 없는 민감한 부분은 직원을 대표하여 소신 있는 발언을 할 수 있어 긍정적이다. 노동인권센터 설치, 의사결정과정에서 노조대표의 당연직 참여, 경영혁신 자문위원회, 제도개선 TF, 성과급 격차 최소화, 현장 노동자들의 지상 휴식공간 제공 등 노사상생 문화로 발전하는데 기여했다.

셋째,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사업기반을 조성했다. 전국 시·도평생교육진흥원, 통일부 평화교육원, 경기도교육청, 경기도 사회적 기업협회, SKT와 CJ그룹 등 공공과 민간기업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회적 책임의 실현, 내부 청렴도 상승, 2년 연속 외부 고객만족도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어냈다. 이러한 노력으로 2019경영평가 83.6점을(2018년 79점) 획득하여 재단 설립 후 최고점을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평생교육 의무화 정책연구, ‘내 삶을 바꾸는 평생학습’ 저서출간, 주경야독으로 ‘평생교육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전문가로 성장한 인생의 전환기였다.

‘사업성과’로는 생활 속 민주시민교육의 정착과 활성화다.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도 학교의 협력과 교안제작, 강사수준 등이 안정화 단계이다. 청소년 노동인권교육은 광역정부 최초로 박람회를 개최하여 노동현장에서 불이익 당하지 않도록 다양한 제도와 현장 사례별 교육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취임 초기 걸음마 단계였던 민주시민교육은 31개 시·군 중 22개 시·군이 조례가 제정되어 경기도를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영어마을은 미래교육캠퍼스로 명칭과 교육과정을 변경하여 새롭게 출범 했다. 그동안 영어교육중심에서 미래교육을 융합하는 과정으로 전환하여 정착기에 접어들고 있다. 경기도 교육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분기별 정례화를 통해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체험교육 중심으로 이루지고 있다.

파주와 양평캠퍼스는 차별화 사업전략으로 혁신했다. ‘파주미래교육’은 메이커스페이스를 설치하여 4차 산업혁명시대의 융합교육 생태계로 조성 중이다. 미국의 MIT 팹랩 인증을 통한 글로벌 미래교육장으로, SKT와 업무협력을 통해 VR/AR콘텐츠운영으로 미래직업연구소로 출범시켰다.
‘양평미래교육’은 창의, 인성, 세계시민교육, 가족관계, 농촌체험 등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시설로 정착해 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사업 집행에 한계가 많았지만 변화와 혁신을 통해 도민들에게 사랑받는 기관으로 변모해가고 있다.
 
- 대한민국 평생학습의 방향성에 대한 견해는.
= 첫째, 우리사회 최대 현안문제는 일자리 창출이다. 학습-일자리-복지의 선순환구조로 연계되어야 한다. 개인의 기대수명 증가와 급격한 사회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평생학습을 통한 인생 2·3모작의 준비가 중요하다. OECD자료에 따르면, 실질근로 연령은 남성이 72세, 여성이 71.7세로 갈수록 노동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
 
둘째,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의 장기화를 대비하여 비대면 온라인 평생학습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원격평생학습에 대한 접근성이 디지털 정보격차를 심화시켜 평등한 학습기회를 박탈하는 악순환을 막아야 한다. 온 인류가 온라인 시대로 문명이 전환되는 사회에서 디지털 기기활용은 직무역량은 물론 삶의 수준과 직결된다. 중앙과 지방, 학습기관 간 거버넌스를 정비하여 지역 간, 학력 간, 소득 간 학습기회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셋째, 전 국민에게 필요한 ‘기본교육’은 국가가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비문해교육 대상자는 전체국민 중 517만 명에 이른다. 읽고, 쓰고, 셈하는 것은 일상생활에 중요한 부분이다. 중등교육까지 의무교육으로 국가 교육정책이 보편화되는 상황에서 생활 문해는 인권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기후변화, 환경과 생태, 평화교육도 국민필수 기본교육으로 지정해야 한다. 수시로 찾아오는 전염병의 대처방법은 과학과 의료의 싸움이 아니다. 원인을 난개발 등 자연훼손이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또한 통일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평화교육’이 확산되어야 한다. 통일은 정권차원이나 이념의 벽을 넘어 범국가 사회적 관점에서 준비해야 한다. 결국 국민의 건강과 안전,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모두를 위한 보편적 기본교육으로 제공되는 것이 헌법에 명시된 국가의 책무이다.

- 퇴임 후 계획은. 특히 부천시장에 재도전할 생각은 없는지.
= 정치인의 절반은 자신의 노력으로 만들고, 절반은 시대상황과 주변환경으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한다. 좋은 환경이 오기를 기대한다. 책임자의 권한과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늘 깨닫는다. 시간을 두고 고민하겠다. 지방선거가 1년반 앞으로 다가 오면서 부천시장을 꿈꾸는 사람이 10여명이라고 들었다. 정책은 연속성이 있어야 지속가능 발전할 수 있다. 부천이 안고 있는 현실적 문제가 무엇인지 진단하고 그 대안이 무엇이며, 실행할 수 있는 집행능력이 중요한 기준이다. 핵심은 부천의 미래에 대한 비전이다. 기업이 빠져나가고, 사람이 떠나면 희망이 없다. 도시를 바꿔 시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도시경쟁력이고, 지도자의 능력이라 생각한다.

- 경기도민들과 부천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코로나19로 사회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이다. 1,370만 도민들에게 함께 극복하자고 격려를 드리고 싶다.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서 나름대로 경영성과도 거두었고 아쉬움도 있었다. 부족한 분야는 후임 기관장이 직원들과 함께 노력하여 지속적으로 성장하도록 응원하겠다. 도와주신 이재명지사와 평생교육국, 의회 상임위원회, 재단 이사들과 자문위원들께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관심과 격려를 아끼지 않은 부천시민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며 다시금 부천지역사회 발전에 큰 역할을 감당해 나갈 계획이다.

부천=정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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