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의 시간을 아로새긴 부평시장을 만나다”
부평구(구청장 차준택)부평역사박물관이 국립민속박물관과 함께 내년 5월 2일까지 부평역사박물관에서 ‘부평시장, 시대를 사고팝니다’ 공동기획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오랜 시간 부평사람들의 일상 공간으로 자리해 온 부평시장을 통해서 부평의 역사와 그 안에 담긴 부평사람들의 이야기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1950년대 작성된 ‘남창문구 장부’를 비롯해 1970~80년대 부평수출산업공단 시기의 시장 모습을 보여주는 ‘신일상회 금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 부평자유시장 순대골목의 ‘순대국밥 메뉴판’ 등 부평시장과 관련된 90여 점의 자료와 영상이 함께 전시된다.
    
부평의 변화를 품고 있는 부평시장과 7개의 가게, 그리고 이야기
부평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을 넘어 부평의 변화를 품고 있다. 광복 후 부평에 주둔한 미군기지(ASCOM CITY)에서 흘러나온 물건을 판매하던 양키시장에서 시작된 부평시장은 시대에 따라 변화하며 부평사람들의 삶 속에서 함께 해 왔다. 전시장에는 부평시장의 시대변화를 보여주는 7개 가게를 재현하고, 그 속에 상인과 부평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첫 번째 가게는 부평깡시장의 ‘은성상회’이다. ‘깡’은 경매를 의미하는 것으로, 깡시장의 경매의 기능이 사라진 지금도 ‘은성상회’를 비롯한 가게들은 도·소매를 겸하고 있다. 전시장에서는 은성상회의 24시 영상을 통해 자정부터 문을 여는 부평깡시장의 하루를 엿볼 수 있다.
두 번째 가게는 부평진흥종합시장 개장부터 지금까지 자리를 지켜온 ‘신일상회’다. 전시장에서는 ‘신일상회 금고’, ‘ 법랑그릇’, ‘양은그릇’ 등이 소개된다.
세 번째 가게는 ‘상주순대국’이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부평사람들의 힘이 돼 줬던 상주순대국은 부평자유시장 철거로 부평종합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시장에서는 ‘부평자유시장 철거 안내 현수막’ 등 부평자유시장 철거 내용과 함께 상주순대국에서 사용한 ‘편육 제조 기계’, ‘뚝배기’ 등을 볼 수 있다.
네 번째 가게는 ‘국수노점’이다. 이곳에서는 부평시장에서 50년 넘게 노점생활을 한 주인의 이야기를 통해 변화한 시장 모습을 보여준다. 전시장에는 노점단속반을 피해 노점 장사를 하던 시절부터 ‘부평 문화의 거리 조성 사업’을 통해 허가받은 노점을 열기까지의 과정과 주인이 손님과 나눈 온정의 이야기가 소개되는데, 특히 ‘손님으로부터 받은 버선’이 주목된다.
다섯 번째 가게는 ‘남창문구’다. 광복 이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오래된 가게로, 전시장에서는 부평의 시대변화가 담겨있는 ‘남창문구 1955~1959년 장부’ 등을 볼 수 있다.
여섯 번째 가게는 ‘대신모자’이다. 부평시장 첫 모자가게로 시대별 판매 모자를 통해 부평의 변화와 유행을 보여준다. 전시장에는 60년대 유행하던 중절모를 직접 만들던‘ 중절모자 모자틀’ 등이 전시된다.
일곱 번째 가게는 ‘당신과 나의 식탁’이다. 최근 시장에 청년 사업가들의 유입되면서 SNS에서 인기를 얻으며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부평 문화의 거리를 보여주는 파스타 전문점이다. 전시장에서는 개업하기까지의 준비과정이 담긴 ‘창업일기’ 등을 볼 수 있다.
    
청춘을 바친 일터와 단골집의 기억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자리
이번 전시는 2012년부터 국립민속박물관이 지역 박물관과 진행하고 있는 ‘K-museums 지역순회 공동기획전’ 사업의 하나로, 상호 협업을 통해 우수한 지역 문화를 발굴·소개함으로서 지역문화 발전의 활력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
부평시장은 시장을 지켜온 상인에게는 청춘을 바친 일터이자, 격변의 시대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생계의 공간이다. 또한 시장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할아버지에서 손자까지 세대를 잇는 단골집이자 추억을 품은 공간이다.
부평역사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부평사람들의 기억을 공유하고 공감하며, 부평시장이 어떤 의미인지 되새겨 보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민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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