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증가폭이 전달에도 2조원 대를 이어갔다. 은행들이 연말까지 신용대출 월 평균 증가액을 2조원대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이같은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10월 말 신용대출 잔액은 128조8431억원으로 한달 새 2조4563억원 증가했다. 9월 증가폭(2조1121조) 보다는 소폭 커졌고, 폭증세를 보였던 8월(4조704억원)과 비교해서는 다소 안정됐다. 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서자 지난 8월처럼 폭증세를 기록하진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계속된 주문에 따라 신용대출 총량 관리에 나선 상황이다. 연말까지 신용대출 월 평균 증가액을 2조원 대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시중은행들은 이미 신용대출 한도 축소, 우대금리 할인 폭 조정 등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12월 말까지 은행권의 신용대출 증가세는 2조원 대를 유지하는 등의 완만한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에서 신용대출 관리를 주문한 뒤 은행들이 금리 인상, 한도 축소에 나섰는데 이 영향이 수치에 일부 작용했을 것”이라며 “연말까지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나, 실제 신용대출 계수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급증세는 한 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월 말 기준 657조5520억원으로 집계됐다. 9월 말(649조8909억원) 대비 약 1.17%(7조6611억원) 증가한 규모다.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던 지난 8월(8조4098억원)과 비교해 증가폭이 다소 둔화됐다.
금융권에서는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면서 가계대출 폭증세가 한 풀 꺾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6월 1만5606건을 기록한 이후 매월 전달 대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거래량은 2061건에 그쳤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폭증세를 보였던 8월과 비교해서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소 진정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5대 시중은행의 10월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66조2884억원으로 한달 새 4조8539억원 증가했다. 10월 증가폭은 9월 증가폭(4조4509억원) 대비 소폭 늘었으나 유사한 수준이다.
최병욱 기자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