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3일“내년 도쿄올림픽이 성공하려면 한일관계가 좋아야 하고 북한의 협조도 있어야 한다”며 조속한 한일 정상회담 개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내년 7월 도쿄올림픽은 일본에게 경제침체에서 벗어나고 국민들이 다시 희망과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된 한일포럼에서 이 대표의 기조연설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열렸다.

이 대표는 기조연설에서“현안이 풀려야 한일 정상회담을 하기보다 회담을 해서 현안이 풀릴 수 있도록 하는 것, 현안의 해결을 촉진하는 것도 지도자들의 역할 아니겠냐”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소개했다.

얼어붙은 양국 관계의 해빙을 기다리며 정상회담을 미룰 게 아니라 한일 정상이 우선 만나 현안을 해결하면 일본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주장이다.

이 대표는“도쿄올림픽은 한일 간에 막힌 몇가지 문제들과 동북아시아의 긴장을 풀면서 평화와 번영을 가져오는 일을 앞당길 기회가 될 수 있다”며“거기에서 발전해 베이징동계올림픽,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까지 이어진다면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에 크게 공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과연 제대로 열릴까를 많이 걱정했는데 성공적 대회로 전환시킨 가장 큰 계기가 북한의 참여와 협력이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전에도 북한이 미사일을 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설득이 있었고 세계 지도자를 향해 월드컵이 평화적으로 열릴 것이란 확신을 줘서 성공했다”고 상기했다.

그러면서“마찬가지로 도쿄올림픽도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노력아 있어야 한다. 그런 것들이 이뤄지려면 한국,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협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도쿄올림픽이 성공하려면 한일관계, 남북관계, 남북일관계가 (올림픽의) 성공을 도와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한일 정상회담, 나아가 연내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담도 그런 시야에서 보면 좋겠다는 말을 (포럼에서)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앞서 한일관계가 개선돼서 한국과 일본,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가 같은 목소리로 바이든 당선인을 설득하고 그것이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다면 최상일 것”이라며“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또“바이든 당선인은 2018년 6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싱가포르 합의를 인정하고 유지·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며“싱가포르 합의는 역사상 최초의 북미 간 정상합의이자 남북미가 모두 동의한 합의다. 절차적 정당성과 내용의 합당성을 모두 가진 합의”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동시에 북한 측도 미국의 정권이 교체되는 민감한 시기에 혹시라도 상대국가의 우려를 자아낼 만한 대외적인 일은 자제해주는 것이 좋겠다”며“미사일 발사 같은 군사적 행동은 자제하는 것이 내년 이후 대내외 정책을 펼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이 대표는 도쿄올림픽에서 남북단일팀 추진 계획과 관련해“남북 간 어떤 대화가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올림픽이 있을 때마다 그런 모색은 있어 왔다”며“이번에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일 간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해법과 관련해 일본 측이 해법으로 거론하는 이른바‘문희상 안(案)’에 대해서는“일본 측은 많이 기대하고 있지만 우려되는 것은 피해자들의 동의 가능성”이라며“정부안과 문희상안의 차이가 바로 피해자들의 동의 가능성과 관련된 것이다. 그점이 우리로서는 중요한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문 대통령도 그것을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며“그런 문제들이 조기에 말끔히 해결되고 한일 정상이 만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실무협의를 해 가면서 정상이 만나서 해결을 촉진하거나 의지를 표명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1998년 김대중-오부치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했던 것처럼 문재인-스가 공동선언 같은 것도 나올수 있지 않을까”라며“바람직한 한일관계 전개의 초석이 될 만한, 동북아 평화·안정에 양국이 결정적으로 기여할 토대가 될 만한 선언 같은 게 나오면 좋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제 얘기는) 도쿄올림픽 성공이라는 큰 목표 아래 협력해가면 (양국관계를) 풀 수 있다는 말이다. 일본 측은‘작은 것에서 시작해 큰 것으로 가자’는 것이고 저는 ‘큰 것에서 시작해 작은 것으로 가자’고 비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스가 총리의 접근법이 병이 있는 곳에 약이나 칼을 대는 서양의학적 접근이라면 제 제안은 몸 전체의 면역력을 키워 병을 낫도록 하는 동양의학적 접근도 같이 써보면 어떻겠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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