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보드래 고려대 교수의 ‘3월1일의 밤’, 일본의 ‘시리즈 중국의 역사’, 중국 디자이너 장지기, 녹색평론사의 ‘녹색평론’ 등이 제9회 파주북어워드 수상 영예를 안았다.
‘파주북어워드’ 심사위원회는 최근 심사 회의를 열고 ▲저작상 ▲기획상 ▲출판미술상 ▲특별상 등 4개 부문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파주북어워드’는 출판도시문화재단이 2012년 제정한 국제 출판 문화상이다. 휴전선 접경지역 ‘파주’의 상징성을 고려해 동아시아 평화 공존에 이바지하는 성과를 보인 도서·저자·출판 단체를 매년 선정해 시상한다. 올해로 9회째를 맞았다.
한자 문화권으로 구분되는 동아시아 5개 권역, 한·중·일·대만·홍콩을 대표하는 저명한 출판인들과 한자가 주축이 돼 동아시아의 출판, 학술을 평가한다. 앞으로는 상 운영을 위한 구성원을 아시아 전역으로 확대하려는 상황이다.
저작상을 받은 권보드래 교수의 ‘3월1일의 밤’은 한국 근대사의 거대한 변환점인 3·1 운동을 명실상부한 민중적 관점에 따라 재구성했다는 점에서 한국 학계와 출판계에서 높은 평가가 쏟아진 책이다.
심사위원들로부터 “3·1 운동이 계획적이고 거대한 민족적 거사였다는 신화를 걷어내고, 오히려 매우 우연하고도 일시적인 사건이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그 지점에서부터 3·1 운동의 진정한 의미를 발굴한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시각을 보여준다”는 평을 받았다.
기획상을 받은 일본 이와나미신서의 ‘시리즈 중국의 역사’는 교토 대학 출신 집필자 5명이 엮은 책이다.
이 책은 “교토 대학의 동양사학 전통을 이어가면서도 새로운 시각을 더해 학문적 성과를 충분히 포함하면서 재미있게 완성한 시리즈”라는 평을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또 “시대의 변천을 쫓으면서도 지역에 초점을 뒀다. 중국이라는 단위가 어떻게 성립했는지 살피면서 중국의 다원적 역동설을 파악하려고 한다. 중국사의 새로운 양상을 보여주는 전례 없는 도전적인 기획”이라고도 했다.
출판미술상을 받은 중국 디자이너 장지기는 심사위원들로부터”본문 문자와 그림, 참고적 성격의 자료들 간 연관성과 내용의 연장성에 중점을 두고 디자인 배열을 산뜻하고 질서 있게 하면서도 지면의 공간적 느낌과 독서할 때의 느낌을 겸해 고려한다”는 평을 받았다.
특별상은 올 6월 별세한 생태사상가 김종철이 발행한 녹색평론사의 ‘녹색평론’이 차지했다.
심사위원들은 “한국 사회에서 생태주의의 지평을 열고 주요한 인간 정신을 증언하고자 하는 자유로운 정신들을 탐색하고 소개하고 있다. 30년이 지난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기성 체제와 주류 문화에 대해 ‘그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와 자존심을 가진 사람들의 네트워크 구심점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올해 파주북어워드 시상식은 코로나19 여파로 개최가 취소됐다. 대신 각 심사위원회 보고와 수상자들의 수상 소감 영상을 제작해 다음달 중 출판도시문화재단 유튜브 채널에 게시할 예정이다.
출판도시문화재단은 경기 파주출판도시에 입주한 약 600개 출판사와 영화사, 영상 제작사가’‘책과 함께하는 다양한 국민 독서 문화 예술 활동들을 육성 지원을 위해 출연금을 마련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설립을 허가한 비영리 재단이다.
파주 = 신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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