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이 지켜온 130년 고택이 경기도지정문화재로 등록돼 그 유지가 이어져 나갈 수 있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부천 역곡 안동네에서 수십 년 동안 농사를 지으며 130여 년 된 고택에서 살고있는 박희자씨(79). 박 씨는 조상이 지어 살아왔던 집을 버리지 않고 이를 보존하며 살고 있다.

박 씨는 이 고택 3채가 경기도지정문화재로 지정되기를 강하게 바라고 있다. 현재 부천시가 경기도에 지정 신청서를 접수해 놓고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박 씨는 경기도지정문화재로 지정되면 수억 원에 이르는 고택 3채를 기부하기로 했다.

고택은 박 씨의 증조 할아버지 소유였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거쳐 현재 박 씨가 살고 있다. 종손이었던 아버지에게는 아들이 없이 오로지 딸인 박 씨뿐이었다. 효심이 좋기로 소문이 났다.

박 씨는 “종손인 아버지가 아들을 갖지 못해 어머니가 가슴에 응어리를 안고 살아왔다”며 “그럼에도 아버지와 어머니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모셨고 장애를 앓고 있는 사촌 남동생과 사촌 여동생을 보살피며 살았다. 곁에서 이러한 모습을 보고 배우면서 자란 덕분에 효도가 뭔지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씨는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엘리트 여성이다. 그럼에도 조상이 일궈 온 땅을 지키며 농사 일을 하며 평범한 삶을 살아왔다. 정치에 뜻이 있어 지난 2006년 경기도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후 정치를 접고 불우이웃과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중구장학회 운영위원과 성당에서 빈첸시오 회장을 맡아 봉사활동을 해왔다. 영등포 노숙자 무료급식소인 토마스집에서 점심 봉사도, 지역에서 방범대원들과 순찰활동을 하기도 했다. 현재는 부천시자연보호협의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 씨는 고향인 역곡 안동네가 역곡공공택지개발지구에 포함되어 고향과 조상이 살아왔던 고택을 지키지 못하고 떠나게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 고택이 경기도지정문화재로 지정되어 하나님 곁으로 갈 때까지 고향을 떠나지 않고 조상의 숨소리를 들으며 살아가기를 소망하고 있다.

부천=정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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