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던 그녀가
그리움을 터뜨리며
칼날같이 예민하게 오시는 날
지난 해에도
그 그 지난해도
매 번 오는 거지만
이번만큼 특별하게
나막개 신고 오신다
    
하얀 서리 내린
그 어느 날 아침 바람 되어
이 고을에 내려왔다
별빛 흐르는 밤에
더 큰 차가움으로
    
처진 어깨 너머로
그림자 길게 늘어뜨리고
자작나무와 희롱을 누리다
이 계절 만드는데
땀방울 하나 없으니
온기는 모두 땅으로 숨었다.
    
그런 12월이 오면
그녀는 그리움을 캐러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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