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021년 1월 1일 신축년 새해 첫날 서울 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021년 1월 1일 신축년 새해 첫날 서울 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해 첫날 언급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두고 여권 내부가 시끄러운 가운데 이 대표가 3일 최고위원 간담회를 소집해 의견 수렴에 나선다.

2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연휴 마지막날인 3일 오후 최고위원들을 불러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한 의견을 듣고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입법문제를 비롯해 두루두루 연초에 할 일을 점검할 것”이라며 “사면 이야기도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신년 인터뷰를 통해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면론에 당 안팎에서는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여권에서는 “촛불국민에 대한 배신”이라며 반대 의견이 다수이지만 일부에서는 “국민통합을 위해 필요하다”는 찬성론도 나오고 있다.

5선 중진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중죄를 지어 감옥 간 두 전직 대통령 모두 사과나 반성이 없는데 사면복권을 거론하는 건 신중해야 한다”며 “사과와 반성을 하지 않은 두 전직 대통령을 석방하면 그야말로 정치적 탄압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시기적으로도 내용면에서도 적절하지 않다”면서 “사법적 정의는 사법적 정의대로 인정되고, 촛불국민의 뜻은 국민의 뜻대로 실현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용서와 관용은 가해자의 몫도 정부의 몫도 아니다. 오로지 피해자와 국민의 몫”이라며 “가해자들이 진정 반성하고 용서를 구하고 ‘이제 됐다. 용서하자’라고 국민적 합의가 됐을 때 용서하고 관용을 베푸는 것”이라고 반대했다.

박주민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면? 누구를 그리고 무엇을 위한 것이냐”며 “우리 역사를 그렇게 과거로 돌리려 했으나 아직 일말의 반성조차 안 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도 비판이 쏟아졌다.당원들은 “이낙연 대표님 사퇴하십시오” “누구 마음대로 사면을 요청합니까” “사면 안 됩니다” 등의 반대가 빗발쳤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민통합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김한정 의원은 “당연히 논란과 반대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잘한 판단이라 생각한다. 김대중 대통령 생각이 났다”고 밝혔다.

반면 야권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박형준 부산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 등을 중심으로 사면론에 환영한다는 입장이 나왔다.

이 대표는 우선 최고위원들 설득 후 당 내부와 대국민 설득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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