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국내 최초 인스턴트 라면인 ‘삼양라면’이 출시됐다. 당시 가격은 10원. 서민들을 위해 싸게 내놓은 음식의 한 종류였다.
라면은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초토화된 한반도에 ‘제2의 쌀’로 통했다. 쌀이 모자란 상황에서 쌀 소비량을 줄이는데 효과적으로 기여했다. 삼양라면이 연간 라면 700만개를 생산해 쌀 30만석을 절약했다는 이유로 1967년 제1회 식품전시회에서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그랬던 가난의 상징이 이제는 한국인의 소울푸드이자 요리의 재료, 소비자가 직접 메뉴 개발에 나서는 하나의 놀이문화로서의 면모까지 갖췄다.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한국의 라면은 어떤 변화를 거쳐 지금에 올 수 있었을까.
우리에게 라면은 왜 없어서는 안 될 ‘필수템’이 된 것일까.
최근 출간된 ‘라면의 재발견’이 답을 알려준다.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김정현 교수와 ‘강남의 탄생’, ‘서서울에 가면 우리는’ 등을 쓴 한종수 작가는 라면의 탄생부터 한국인의 소울푸드가 되기까지, 라면이 한국인의 생활·문화에 끼친 영향까지, 라면의 역할을 되짚었다.
저자들은 “한국 사회의 변곡점마다 라면이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살피고자 했다. 사회가 요구했던 라면과, 라면이 이끌었던 삶의 변화를 추적해봤다”며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 첫 라면을 탄생시킨 인물도 주시했고, 커다란 사건 몇 가지도 살펴봤다. 모든 평범한 사람들의 라면이 드러나기를 바랐다”고 전했다.
 “라면이 친근한 음식이기 때문에, 이 글을 읽는 모든 독자들에게 라면에 대한 저마다의 인상과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 기억들을 꺼내 볼 수 있는 책이 되었으면 한다” 244쪽, 따비,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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