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을 자극하고 건강하고 유쾌한 웃음을 유발한다. 팍팍한 삶에 지친 어른들에게 건네는 위로도 따뜻하다.
디즈니 픽사의 애니메이션 ‘소울’이다.
‘소울’은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저마다 성격을 갖춘 영혼이 지구에서 태어나게 된다는 재기발랄한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예기치 못하게 영혼이 된 ‘조 가드너’가 태어나고 싶지 않은 영혼 ‘22’를 만나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재즈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조’는 뉴욕의 한 중학교에서 음악 교사로 일한다. 공허함을 느끼던 중 드디어 인생이 바뀔 순간이 찾아왔다. 꿈에 그리던 최고의 밴드와 합주 기회를 얻은 것.
하지만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뉴욕 거리를 걷던 그는 공연 당일 홀에 빠지는 사고를 당하고 ‘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진다.
파스텔톤으로 가득한 ‘태어나기 전 세상’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꼬마 영혼들로 가득하다. 이들은 다양한 활동과 멘토링으로 관심사를 찾아내고 자신만의 성격을 구축하게 된다. 마지막 관문은 ‘불꽃’이다. 열정, 목표에 해당하는 ‘불꽃’을 찾아야만 지구에 태어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조는 이곳에서 시니컬한 영혼 ‘22’의 멘토가 된다. 에이브러햄 링컨, 마하트마 간디, 아리스토텔레스, 코페르니쿠스, 마리 앙투아네트, 테레사 수녀 등 굵직한 멘토들이 모두 포기한 삶에 염증을 느끼는 냉소적인 영혼이다. 
조는 지구로 돌아가 자신의 꿈을 이룰 기회를 얻기 위해 22를 설득하고 ‘태어나기 전 세상’과 지구를 오가는 모험이 펼쳐진다. 
이 특별한 모험을 통해 ‘조’와 ‘22’는 인생에 가장 중요한 것들을 찾고, 놓치고 있던 삶의 소중한 순간들이 무엇인지 깨우치며 성장한다. 마지막 대사처럼 거창한 삶의 목적과 의미를 찾는 대신 “매 순간을 즐기며 살아야 한다”고 넌지시 얘기한다.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삶에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다’는 단순한 결론이지만 이를 구현하는 기발한 설정과 짜임새가 돋보인다. 
특히 완전히 다른 환상과 현실, 두 세계를 이어 특별한 세계관을 완성하는 힘이 두드러진다.
영화 중간 중간 흐르는 재즈 음악도 백미다. 그래미상 후보에 오른 세계적인 뮤지션 존 바티스트가 오리지널 재즈곡의 편곡에 참여했고, 아카데미상 수상에 빛나는 트렌트 레즈너와 애티커스 로스가 현실과 ‘태어나기 전 세상’을 표현한 오리지널 스코어를 작곡했다. 재즈 특유의 스윙감이 극의 밝은 분위기를 살린다.
조는 영화 ‘레이’의 전설적인 음악가 레이 찰스 역으로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받은 제이미 폭스가, 22는 NBC 방송의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 최초 여성 수석 작가인 티나 페이가 목소리 연기를 했다.
20일 개봉,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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