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의 나이에 일본 기업에 끌려가 강제노역 피해를 당한 할머니들의 삶이 담긴 자서전 2권이 발간됐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강제노역 피해자 양금덕(90) 할머니의 인생이 담긴 자서전 ‘죽기 전에 듣고 싶은 한마디’와 김성주(92)·김정주(92) 자매의 이야기가 실려있는 ‘마르지 않는 눈물’이 출간됐다고 14일 밝혔다.
자서전은 주인공들이 초등학생의 나이에 일본에 끌려간 경위를 비롯해 일본 현지에서 겪은 지진과 미군 공습에 대한 공포, 해방 후 겪어야 했던 또 다른 아픔, 법정 투쟁의 과정까지 고된 인생역정이 담담히 풀어져 있다.
양 할머니는 나주대정국민학교(현 나주초등학교) 6학년 재학 중 1944년 6월 미쓰비시중공업에 동원됐다.
김 할머니 자매는 당시 순천남국민학교를 졸업한 뒤 1944년 6월 미쓰비시중공업, 후지코시 회사로 각각 동원됐다.
이들은 또 해방 후 고향에 돌아와서도 “일본에 다녀왔다”는 이유로 사회적 편견과 싸워야 했으며 가정불화를 겪는 등 오랫동안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다.
이어 뒤늦게 용기를 낸 피해자들은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일본정부와 일제 전범기업들을 상대로 명예회복을 위한 일본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한 소송은 지난 2018년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지만 일본 정부와 기업은 아직 판결 이행을 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
자서전은 강제노역 피해 생존자들의 생생한 증언이며 일제의 만행을 고발하는 기록물이다.
근로정신대시민모임 관계자는 “자서전을 통해 드러난 피해자들의 삶은 굴곡진 근현대사의 단면이다”며 “강제노역의 실태를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자서전 발간을 위해 근로정신대시민모임 등은 1000만원 모금 캠페인을 벌였으며 시민 564명이 직접기부, 9384명이 참여기부자로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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