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가 서울 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한 간호업무 어려움을 호소하며 병상 간호인력 기준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호흡기계 관련 증상만이 아닌 종합적 중증도를 고려한 간호사 분류 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는 19일 오전 기자회견에서“정부는 K방역 성공신화라고 하지만 병원 현장에서는 간호사들이 인력 부족, 기준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시립 보라매병원에서는 간호사들이 혼자 감당할 수 없는 환자 수를 끌어안고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서울시, 보라매병원장은 아직도 의료인력 문제를 노사 관계 힘겨루기로 여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보라매병원에서 호흡기계 관련 증상으로 중증도를 분류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돌봄 또는 실질 간호 시간 등을 고려하지 않은 비현실적 인력 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와상환자는 낙상 위험과 함께 처치, 간호 외 모든 돌봄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며 정신과, 치매 환자의 경우 치료 협조가 안 되기 때문에 간호사가 오랜 시간 병실에 체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환자의 종합적 중증도, 간호시간을 고려하지 않고 현실과 동떨어진 분류 방법으로 간호사를 배정하다보니 현장에서는 살인적 업무강도에 제대로 된 간호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지난해 12월30일 기준 보라매병원 코로나19 병상 169개를 대상으로 계산하면 최소 필요 간호사 수는 436명”이라며“이는 휴가를 단 하루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가정하고 계산한 최소한 인력”이라고 밝혔다.

나아가“현재 보라매병원 간호사는 276명이 추가로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고“필요 간호사의 절반도 못 미치는 인력으로 1년을 버텨온 간호사들에게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라’는 총리 편지가 어떻게 느껴졌겠는가”라고 호소했다.

이날 이들은 보라매병원 간호사 인력 요구안을 발표했다. 먼저 필요 인력 전원을 간호사로 충원할 경우 276명, 보조 인력을 포함할 경우 간호사 비중별 필요 인력은 90% 시 232명, 80% 시 189명 등이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인력 요구 기준으로는 3교대 근무 간호사 1명 당 중증 환자, 일반병상 입원 최중증 환자, 중환자실 입원 최중증 환자 비율을 2.5명, 1명, 0.5명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보라매병원 적용 기준과 관련해 대소변 해결과 식사를 홀로 못하는 와상 환자 대응 비율을 간호사 1명 당 환자 1명으로 둬야 한다는 언급을 더했다.

이들은“낙관이 불러온 공공병원, 요양병원 참사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간호사 소진을 막기 위해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병원장이 무엇을 할 것인지 지금 답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보라매병원 간호 인력 문제는 최근 한 간호사가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애로와 인력 증원을 호소하는 편지를 보내면서 수면 위에 올랐다. 정 총리는 SNS에“적극 지원하고 인력 충원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병원 측은 일부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지난 15일 보라매병원 간호 인력 관련“270명을 채용해 임용 대기 중”이라며“추가로 간호인력 5명을 지원했다”고 언급했다.

김성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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