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오는 2월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을 앞두고 정부와 방역당국, 의료계 등이 접종 전략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마스크를 구매할 때 도입했던 것처럼 백신에 대해서도 연령별 요일제나 5부제 도입 방안 등이 제안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수의 인원을 동시에 접종할 수 없으니 일정한 기준을 두고 접종 대상자를 분산하자는 취지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열린 의정공동협의회 제1차 회의에서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연령별 요일제 또는 5부제 등 예약 시스템으로 접종 효율화를 높이자는 방안을 제안했다.

의정공동협의회 한 관계자는“예약제 같은 걸 해야 될 필요성은 질병관리청장(정은경)도 말씀하셨다. 그래야 혼란이 없다. 아무때나 오라고 하면 엄청나게 몰릴거다. 아마 마스크 5부제처럼 가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예방접종을 위한 인력 배치 등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구체적인 내용들은 실무위원회 때 논의하기로 했다”며“백신이 언제 어디에 얼마나 도착하느냐가 확정돼야 의료진 배치도 논의될텐데 아직 정보가 없어서 아무 것도 확정을 지을 수는 없는 단계”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2~3월 대구·경북 중심 1차 유행이 발생하면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나타나자 공적 마스크 제도를 도입했다.

정부는 지난해 3월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고 약국 등 지정된 장소에서 지정된 날에만 마스크를 구입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3월9일부터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지정된 요일에만 1인당 2매씩 공적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었다.

당시엔 출생연도 끝자리가 1·6이면 월요일, 2·7이면 화요일, 3·8이면 수요일, 4·9면 목요일, 5·0이면 금요일에 마스크 구입이 가능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공적 마스크 제도를 통해 요일별 구매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공적 마스크 제도도 요일별로 했었으니까 그런 형식을 빌려오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며“첫 접종 물량은 많지 않기 때문에 당장 결정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마스크 구매와 달리 백신 접종은 1인 1접종이 필요해 좀 더 세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마스크는 한 사람당 2매씩 구매가 가능했고 가족 등 대리구매도 할 수 있었지만 백신은 접종대상자가 접종을 받아야 한다. 요일제로 나누더라도 접종대상자가 마스크 구매 때보다 많다는 의미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요일제가 나쁘진 않다고 보여지는데 대상자가 많다”며“요일별로 하더라도 고령자를 우선 접종하거나 의료진이라면 중증환자를 보는 의료진을 먼저 접종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볼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김성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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