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단향<br>​​​​​​​경북 군위에서 태어났다. 2007년 시집『고욤나무』상록마녀, 상록객잔, 디지북스 작은시집 선택을 냈고 2012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등단하였다. 2017년 12월 <우리시>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신단향<br>경북 군위에서 태어났다. 2007년 시집『고욤나무』상록마녀, 상록객잔, 디지북스 작은시집 선택을 냈고 2012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등단하였다. 2017년 12월 <우리시>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45도로 허리 굽히고 
탱탱한 오줌통 괄약근을 조이며
부글거리는 배 싸매 쥐고 
호흡 가다듬고 공손한 목소리로 
‘굽쇼!’
가래침 여기저기 뱉어 놓으시고 눈 부라리셔도 
‘굽쇼!’
화장지 코풀어 식탁 여기저기 쌓아놓으시고 
서비스가 뭐 이따위야, 젊은이에게도
네, 네, ‘굽쇼!’
혀 꼬부라지신 소리로 야! 야! 삿대질 하시어도 
네, 네, ‘굽쇼!’
커다란 손이 느끼한 미소로 엉덩이를 툭 치시어도
버르장머리 없는 제 엉덩이를 용서해 주시‘굽쇼!’
술 한 잔 따르라시며 잔 들이대시는 손에게 
아 네, 집에 계신 사모님을 모셔 오시지‘굽쇼~!’
흩뿌린 지폐를 이녘이 주워라 ‘굽쇼?’
금연 스티카 밑에서 굳이 담배를 태우시려 ‘굽쇼!’
폭언은 막차 태워 보내드리시‘굽쇼!’
차버린 식탁과 뒹구는 기물 사진 찍어 간 관청나리로 부터는 
사건이 종결되었다는 문자만 오‘굽쇼!’
내 멱살 대롱대롱 잡힐 때, 
삼십육계 줄행랑친 직원 배시시 들어서는 얼굴이 예쁘‘굽쇼!’
월세 밀려 주인나리로부터 독촉 전화가 온 날에는 
이놈의 가게 확 처닫아 버릴까 흰소리도 터트리‘굽쇼!’
일년 삼백 육십오일 객잔거리 밤마다  
멱살 잡힌 외줄타기 마녀의 끝나지 않는 쇼 ‘굽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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