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3일 이낙연 대표의 4차 재난지원금 보편·선별 병행 지급 제안을 반박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한 성토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개별 의원 차원에서 홍 부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염태영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어제 여당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있었다”며“홍남기 부총리가 내부적으로 신중하게 논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SNS를 통해 감정이 묻어날 정도로 여당 대표의 의견을 반박한 건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오늘은 입춘이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말이 절로 나오는 안타까운 요즘”이라며“지금 위기를 넘기고 국민에게 봄을 돌려줘야 하는 정부여당의 공동책임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4차 재난지원금을 준비하겠다. 늦지 않게 충분한 규모의 추경을 편성토록 하겠다”면서“추경 편성에서는 맞춤형 지원과 전국민 지원을 함께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홍 부총리는 즉각 페이스북을 통해“전국민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을 한꺼번에 모두 하겠다는 것은 정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이 대표의 4차 재난지원금 지급 구상에 반기를 들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최고위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앞으로 4차 재난지원금 추경에 필요한 재원 확보는 이 대표가 앞장서고 당 지도부가 함께 나서서‘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반드시 관철시켜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그는“홍 부총리가 공개 반박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잘못된 행태다. 그래서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력하게 제기되기도 했다”면서“다수의 참석자들은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국민의 극심한 고통을 정부 재정을 통해 덜어들어야 한다는 이 대표의 연설 의지를 관철해나가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본질이다라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개별 의원들 차원에서는 홍 부총리 사퇴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5선 중진인 설훈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민의 피눈물 외면하는 곳간지기는 자격이 없다”며“홍 부총리가 민생현장이 얼마나 급박하고 어려운지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외면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정말‘한가한 소리’라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지금은 과감한 재정 투입으로 소상공인 살리기에 적극 나설 때”라며“기재부는 전쟁이 나도 재정건전성만 따지고 있을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인식이라면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민주당과 재정당국의 신경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차 재난지원금 규모와 내년도 예산 편성 국면에서도 당정간 긴장감을 형성한 바 있었다. 이를 두고 당정 간에 재난지원금을 매개로 한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박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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