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희 한국장애예술인협회 회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휠체어 장애인 대학생, 최초의 휠체어 방송인이다. 지체장애 1급인 그는 한 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두 다리와 왼팔을 못 쓴다. 그나마 온전한 오른손 기능도 40%밖에 남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늘 웃는다. 어릴 적 어머니가 “너 같은 장애아를 보면 사람들이 불쌍해하며 불편해한다. 그런 사람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도 ‘무조건 웃어야 한다’고 웃는 연습을 시켰다”는데, 본능이나 다름없는 미소는 그의 심벌마크가 됐다. 그는 우리 사회의 편견과 차별 없는 법과 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그리고 장애인 누구라도 노력하면 주류사회 일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날을 위해 동분서주한다.
#박영관 세종병원 회장은 도전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40대 초반, 잘 나가던 의과대학 교수직을 내던지고 ‘돈이 안 되는’ 심장병원을, 그것도 서울이 아닌 경기도 부천에서 열어 30여 년간 ‘심장’이란 한 우물만 파서 대표적인 심장전문병원으로 키웠다. 그는 단순한 병원 경영자에 머물지 않고, 국내외를 합쳐 2만5천여 명의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를 무료 치료하며 인술(仁術)을 실천해왔다. “남북 관계가 개선돼 북한 심장병 어린이를 치료해주겠다”며 건강관리에 남다른 신경을 쓰는 의료계 존경받는 원로다.
#‘흙수저 신화’로 불리는 류수노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총장은 방송대 출신 최초의 모교 총장이 된 인물로 졸업생 67만 명, 재학생 11만 명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시골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농사일을 천직으로 알다, 뒤늦게 주경야독으로 공부해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방송대에 진학한 자수성가의 전형이다. 그에게선 폐목강심(閉目降心), 눈을 감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내공이 묻어난다.
#과학계의 유리천장을 깬 이로 유명한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은 고희를 넘긴 나이임에도 ‘산업혁명으로 세계사를 읽다’, ‘팬데믹과 문명’ 등 역저를 내며 왕성한 집필활동을 자랑한다. 나이를 잊은 집중력이 놀랍다. 팬데믹에 관한 그의 진단은 명쾌하다. “치료제와 백신이 나오면 사회적으로 안정이 될 것이나 또 다른 팬데믹이 오는 것은 시간문제다. 대비해야 한다. 위기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발전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 ‘세상은 맑음’은 그야말로 긍정의 위로와 희망을 전한다. 현재 세계일보 문화체육부장인 박태해 기자가, 지난 3년간 만난 22명의 삶을 소개했다.
저자인 박태해 기자는 “그들이 살아온 인생에서 우리가 삶의 지표로 삼을 값진 인생의 지혜를 들었다”며 “인터뷰이로 만난 한 분 한 분이 모두 세상을 맑고 따뜻하게 하는 이들이다. 각자의 영역에서 스스로 향기를 뿜으며 주변에 위안과 희망 주는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작은 용기와 지혜를 얻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231쪽,  W미디어,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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